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황종택의新온고지신] 개천지신(皆天之臣)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롭고, 고귀한 존엄성과 권리를 가진다. 인종과 종족, 남녀 성별, 연령, 학력, 강대국민과 약소국민, 종교 등의 이유로 차별되어선 안 된다. 하늘로부터 주어진 ‘천부인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묵자는 일찍이 “천하에는 큰 나라와 작은 나라가 없으며 모두 하늘의 국가일 뿐이다. 사람은 어린이나 어른, 귀한 이나 천한 이도 없으며 모두 천하의 백성일 뿐이다(今天下無大小國 皆天之邑也 人無幼長貴賤 皆天之臣也)”라고 힘주어 말한 바 있다.

이처럼 같은 인권과 자격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신분의 차이는 있게 마련이다. 바로 ‘일’의 성과에 따라 달라진다. 노동의 결과물이다. 그럼 일의 성과는 어떻게 결정지어질까. 일을 즐겁게 하면서 숙련도를 높이는 데 있다. ‘월급 몇 푼’이라는 생각에 파묻혀 짜증스럽게 일한다면 성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숙련도가 향상될 수 없다. ‘논어’에 “싹이 나오고도 꽃이 못 피는 것도 있고, 꽃은 피었으나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도 있다(苗而不秀者有矣夫 秀而不實者有矣夫)”고 말한 바가 뒷받침한다.

인생은 관 뚜껑을 닫을 때가 되어서야 그 사람에 대해 평가할 수 있다. 젊어서 잘나간다고 우쭐대고 방심했다가는 본전도 못 건지고 말년에 불운할 수 있다. 반면 청년 시절 실패했더라도 마음을 다잡으면 중장년 이후에도 성공할 수 있다. 그래야 나이들수록 인생의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숙성(熟成)의 향기다.

공공·민간 부문 근로자의 60세 정년을 의무화하는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년 60세 연장법’은 2016년부터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만시지탄이다. 좋은 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고 인고의 시간을 거쳐 완성된다. 좋은 인재도 마찬가지다. ‘젊은 힘’만으로 다 되는 게 아니다. 달인의 경지에 오른 ‘젊은 노인’이 필요한 시대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皆天之臣 : ‘어린이나 어른, 귀한이나 천한이 모두 같은 백성’이라는 뜻.

皆 다 개, 天 하늘 천, 之 갈 지, 臣 신하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