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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익중 이화여대 교수·사회복지학 |
객관적인 근무환경도 열악하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2년 현황에 따르면, 월평균 임금은 약 111만원에 불과하고 평일 근무시간은 평균 9시간 12분이며, 상당수가 초과근무를 하지만 시간외 근무수당은 물론 연차휴가도 없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육교사 중 93.7%가 이직을 생각해봤다고 답했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열악한 근무조건 하에서는 보육교사의 소진을 유발하기 쉬우며, 이직이 많아 보호의 연속성도 떨어진다. 보육교사의 처우가 위기상황에 빠져 있다면 영유아 안전보호 역시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적정한 수의 보육교사가 배치되고 임금이 향상됨으로써 근무여건을 개선할 획기적 조치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 또한 보육교사의 배출경로가 워낙 다양해 최소한의 인성이나 자질이 검증되지 않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 보육교사를 할 수 있는 환경도 문제이다. 민간어린이집이 시설 수 기준으로 전체 보육시설의 약 95%이기에 보육의 공공성이 사라지고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보육현장에서 질 높은 보육교사를 고용해야 할 유인도 존재하지 않는다.
시장화된 보육환경에서는 어린이집 시설장들의 반대에 부딪혀 국·공립어린이집 신설이 중단되는 어이없는 일도 있고, 보육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해 어린이집의 아동학대나 보조금 횡령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법안이 어린이집 관계자가 국회의원을 낙선시키겠다고 압박해 자진 철회될 정도로 보육의 공공성 확보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기 십상이다.
결론적으로 어린이집 아동학대 상황은 단순히 자격 미달의 보육교사만 찾아 처벌한다고 더 이상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정말 아이들이 걱정된다면 가해자 처벌만이 아니라 보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질 높은 보육교사가 좋은 환경에서 일하도록 보육교사 배출경로를 좀 더 강화하고 처우개선을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 이제 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보육환경에서 보호받도록 근본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정익중 이화여대 교수·사회복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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