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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진술…"엉덩이 만졌고 호텔방에서 알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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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윤창중 전 대변인이 지난 9일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는 진술을 했다가 11일 기자회견에서 이를 번복하면서 양쪽 간 책임 공방으로 ‘자중지란’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청와대의 축소·은폐 논란까지 확산돼 참모진에 대한 문책 여론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파문이 번지자 12일 허태열 비서실장 명의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유감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앞서 지난 10일 허 실장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청와대는 이를 수용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윤 전 대변인이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피해여성 인턴의 엉덩이를 만졌고 호텔방에서 알몸으로 있었다고 진술했다”며 “자필 서명까지 했다”고 밝혔다. “허리를 툭 쳤고 속옷차림으로 있었다”는 윤 전 대변인의 회견 내용은 ‘말바꾸기’라며 정면 반박한 것이다.

세번째 대국민 사과 청와대 허태열 비서실장이 12일 춘추관에서 윤창중 전 대변인의 미국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허 실장은 “이 문제에 있어 저를 포함해 그 누구도 책임질 일 있다면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원 기자
허 실장은 긴급브리핑에서 “국민 여러분에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만큼 무조건 잘못된 일로 너무나 송구하고 죄송스런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자신도 책임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 실장은 인사난맥에 이어 두번째로 고개를 숙였고 새 정부 들어 대국민 사과는 이 수석에 이어 세번째다.

하지만 청와대가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회견에서 “이 홍보수석이 귀국을 종용했다”며 ‘귀국은 윤 전 대변인의 결정’이라는 이 수석의 전날 브리핑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박 대통령 방미를 수행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경찰에서 조사를 받거나 귀국해서 받는 방법이 있다”며 윤 전 대변인과 귀국을 협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또 윤 전 대변인에게 한국행 비행시간을 알려주고 현지 공관 직원을 통해 여권도 전달하는 등 사실상 귀국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번 사건 수습 과정에서 청와대 전·현직 인사 간 ‘진실 게임’ 양상을 벌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박 대통령의 리더십 실추 등 심각한 위기 국면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부적절한 초기 대응을 비롯한 청와대의 위기관리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부실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에게 사건 발생 하루 뒤에 늑장보고를 한 데 이어 이 수석 명의로 피해 여성에 대한 사과도 없는 졸속 사과문을 심야에 불쑥 내놓았다. 책임의식 부재, 정무판단 실종, 중대사안에 대한 보고체계 미작동 등이 한꺼번에 드러나 시스템적 문제를 노출시켰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총사퇴와 청와대 전면 개편, 박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국회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