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개봉한 ‘몽타주’(감독 정근섭, 제작 ㈜미인픽쳐스, 제공/배급 NEW)는 아동 유괴범죄와 공소시효를 소재로 한 영화다.
주인공 오청호 형사(김상경 분)는 15년 전 발생한 ‘춘천 어린이 유괴사건’에 얽매어 사는 인물. 하지만 매일 아이 잃은 슬픔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엄마 하경(엄정화 분)의 고통에 비할 수 있을까. 두 사람은 아직도 그 날 밤의 악몽이 생생하지만 어느덧 공소시효 종료일이 다가왔다.
공소시효가 끝나기 몇 시간 전, 사고현장 인근에서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자의 형상이 CCTV에 담긴다. 남아있는 단서라고는 15년 전 범인의 몽타주밖에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추적에 나서는 청호와 하경. 두 사람은 공소시효 종료 직전 범인을 검거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야기는 점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춘천 유괴사건이 벌어진 지 15년이 지나 그와 흡사한 방식의 또 다른 아동 유괴 사건이 발생한 것. 범인은 왜 또 다시 같은 범행을, 그것도 15년이 흘러서야 저지른 것일까. 그는 정말 완전범죄를 꿈꾸는 사이코패스로, 경찰과 피해자들을 가지고 노는 것일까.
15년 전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병치되고, 이쯤 되면 관객들은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마치 평행선을 달리는 듯한 두 사건에는 과연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걸까.
‘몽타주’에서 시간과 공간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컷 하나, 신 하나에도 다 이유가 있고 치밀한 계산이 숨겨져 있다. 주연 배우인 김상경의 말을 빌리자면,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봤을 때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한 영화가 바로 ‘몽타주’다. 감독은 시간의 구조를 마구 가지고 노는 한편, 각 장면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여기저기 참 많은 장치들을 달았다.
또한 이 영화는 주인공의 시점으로만 풀어나가는 영화가 아니다. 주인공인 엄정화와 김상경 외에도 송영창 조희봉 유승목 박철민 등 많은 배우들이 등장하는데, 모든 캐릭터들은 ‘존재의 이유’가 있다. 등장인물들의 특징이나 행방을 치밀하게 관찰하는 것도 이 영화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반전에 대한 놀라움’ 말고도 배우들의 열연에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극장을 나설 수밖에 없다. ‘울부짖는 엄마’ 엄정화의 단독신은 극장에서 꼭 봐야할 듯하다. ‘살인의 추억’(감독 봉준호·2003) 이후 10년 만에 형사로 돌아온 김상경은 잘 맞는 옷으로 다시 갈아입은 느낌이다. 현재 상영 중. 15세관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