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문제
평판에 관한 〈1〉의 관점에서 〈2〉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기〉의 사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2013 고려대학교 수시 인문계B 논술 변형〉
〈1〉 평판은 개인과 집단 또는 조직에 대한 공중의 의견이나 사회적 평가를 의미한다. 평판은 학문과 예술, 대중문화뿐 아니라 비즈니스나 온라인 공동체의 영역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며, 개인의 사회적 지위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좋은 평판을 얻으려는 노력이 전개된다. 그러한 노력은 개인과 사회에 걸쳐 광범위하게 관찰된다. 상품이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뿐 아니라 학문과 예술 분야에서도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한 노력이 나타난다. 좋은 평판을 획득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평판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는 과정을 통해 평판은 사회적으로 구성된 실재가 된다. 그로써 서로 구별되는 다양한 세력들이 경쟁하는 평판의 장(場)이 형성된다. 그 장에서 평판이 거래된다.
…중략…
그러나 평판이 그 대상의 실질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와 관련한 사례로서 베스트셀러 소설을 살펴볼 수 있다. 많이 팔린 소설이 반드시 좋은 소설이라는 보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책의 판매부수에 의해 그 소설의 가치가 매겨지기도 한다. 전문적 지식을 구비한 문학평론가들이 질적인 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한 소설의 판매고가 형편없는 경우도 있다.
평판은 그 신뢰도의 면에서 편차가 있을 수 있다. 어떤 평판은 사실에 근거한 반면, 어떤 평판은 의도적으로 부풀려지거나 악의적인 비방을 목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후략…
〈2〉 똥깐의 본명은 동관이며 성은 조이다. 그럴싸한 자호(字號)가 있을 리 없고 이름난 조상도, 남긴 후손도 없다. 동관이라는 이름이 똥깐으로 변한 데는 수다한 사연이 있어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똥깐이와 한 시대를 산 사람들이 똥깐이를 낳고 똥깐이를 만들고 똥깐이를 죽이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일부로 평범한 사람 조동관을, 자신들과는 다른 비범한 인간 똥깐이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똥깐이 살다 간 은척읍에서 세 살 먹은 아이부터 여든 먹은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동관을 칭할 때 똥깐이라고 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똥깐이 보고 듣는 데서는 아무도 그를 동관으로도, 똥깐으로도 부를 수 없었다.
똥깐은 이란성 쌍둥이의 동생으로 태어났는데 죽을 때까지 형 은관과 대략 1000회 이상의 드잡이질을 벌였다. 그 드잡이질은 똥깐의 타고난 체격에 담력과 기술, 자잘한 흉터를 안겨 주었고 그가 은척 역사상 불세출의 깡패로 우뚝 서는 바탕이 되었다.
…중략…
똥깐은 성장함에 따라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개망나니짓으로 명성을 쌓아가기 시작했는데, 열다섯 살 때부터 외상 안 주는 집 깨부수는 일은 다반사요, 외상으로 밥 먹고 외상으로 반찬 먹고 외상으로 차 마시고 게트림하고 외상으로 만화 보고 외상으로 다른 아이들을 두들겨 팬 뒤 외상으로 약을 사주었다.
…중략…
소문뿐, 누가 사실을 확인해 보랴.
〈보기〉 남양유업은 업계에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상명하복 문화로 유명하다. 남양유업은 2010년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동서식품 등을 겨냥해 기존 제품에 든 ‘카세인 나트륨’이 몸에 해로운 것처럼 광고하는 ‘노이즈 마케팅’을 펼쳤다.
카세인 나트륨은 인체에 무해한 물질이어서 시장에서는 남양유업의 이런 마케팅을 두고 “상도의를 저버린 회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대리점주 막말 녹취록 공개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상명하복 문화와 제품 밀어내기도 남양의 주요영업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에 팽배한 군대문화가 막말 파문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남양유업 주식은 111만원을 넘어 ‘황제주’(주가가 100만원을 넘는 주식)로 불린다. 이 회사는 2009년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대에 올라섰고, 지난해 매출 1조3650억원과 영업이익 637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욕설 파문이 알려진 뒤 첫 주식 거래일인 6일 남양유업(106만9000원 4만8000 -4.3%) 주가는 2.02% 하락한 11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커피믹스 시장의 경쟁자인 동서식품을 보유한 동서(2만9100원 450 1.6%)는 반사이익으로 4.18% 급등한 2만8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경쟁사 매일유업(5만1300원 1300 -2.5%)도 2.14% 상승했다.
〈5월7일자 세계일보〉
평판에 관한 〈1〉의 관점에서 〈2〉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기〉의 사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2013 고려대학교 수시 인문계B 논술 변형〉
〈1〉 평판은 개인과 집단 또는 조직에 대한 공중의 의견이나 사회적 평가를 의미한다. 평판은 학문과 예술, 대중문화뿐 아니라 비즈니스나 온라인 공동체의 영역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며, 개인의 사회적 지위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좋은 평판을 얻으려는 노력이 전개된다. 그러한 노력은 개인과 사회에 걸쳐 광범위하게 관찰된다. 상품이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뿐 아니라 학문과 예술 분야에서도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한 노력이 나타난다. 좋은 평판을 획득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평판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는 과정을 통해 평판은 사회적으로 구성된 실재가 된다. 그로써 서로 구별되는 다양한 세력들이 경쟁하는 평판의 장(場)이 형성된다. 그 장에서 평판이 거래된다.
…중략…
그러나 평판이 그 대상의 실질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와 관련한 사례로서 베스트셀러 소설을 살펴볼 수 있다. 많이 팔린 소설이 반드시 좋은 소설이라는 보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책의 판매부수에 의해 그 소설의 가치가 매겨지기도 한다. 전문적 지식을 구비한 문학평론가들이 질적인 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한 소설의 판매고가 형편없는 경우도 있다.
평판은 그 신뢰도의 면에서 편차가 있을 수 있다. 어떤 평판은 사실에 근거한 반면, 어떤 평판은 의도적으로 부풀려지거나 악의적인 비방을 목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후략…
〈2〉 똥깐의 본명은 동관이며 성은 조이다. 그럴싸한 자호(字號)가 있을 리 없고 이름난 조상도, 남긴 후손도 없다. 동관이라는 이름이 똥깐으로 변한 데는 수다한 사연이 있어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똥깐이와 한 시대를 산 사람들이 똥깐이를 낳고 똥깐이를 만들고 똥깐이를 죽이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일부로 평범한 사람 조동관을, 자신들과는 다른 비범한 인간 똥깐이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똥깐이 살다 간 은척읍에서 세 살 먹은 아이부터 여든 먹은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동관을 칭할 때 똥깐이라고 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똥깐이 보고 듣는 데서는 아무도 그를 동관으로도, 똥깐으로도 부를 수 없었다.
똥깐은 이란성 쌍둥이의 동생으로 태어났는데 죽을 때까지 형 은관과 대략 1000회 이상의 드잡이질을 벌였다. 그 드잡이질은 똥깐의 타고난 체격에 담력과 기술, 자잘한 흉터를 안겨 주었고 그가 은척 역사상 불세출의 깡패로 우뚝 서는 바탕이 되었다.
…중략…
똥깐은 성장함에 따라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개망나니짓으로 명성을 쌓아가기 시작했는데, 열다섯 살 때부터 외상 안 주는 집 깨부수는 일은 다반사요, 외상으로 밥 먹고 외상으로 반찬 먹고 외상으로 차 마시고 게트림하고 외상으로 만화 보고 외상으로 다른 아이들을 두들겨 팬 뒤 외상으로 약을 사주었다.
…중략…
소문뿐, 누가 사실을 확인해 보랴.
〈보기〉 남양유업은 업계에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상명하복 문화로 유명하다. 남양유업은 2010년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동서식품 등을 겨냥해 기존 제품에 든 ‘카세인 나트륨’이 몸에 해로운 것처럼 광고하는 ‘노이즈 마케팅’을 펼쳤다.
카세인 나트륨은 인체에 무해한 물질이어서 시장에서는 남양유업의 이런 마케팅을 두고 “상도의를 저버린 회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대리점주 막말 녹취록 공개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상명하복 문화와 제품 밀어내기도 남양의 주요영업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에 팽배한 군대문화가 막말 파문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남양유업 주식은 111만원을 넘어 ‘황제주’(주가가 100만원을 넘는 주식)로 불린다. 이 회사는 2009년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대에 올라섰고, 지난해 매출 1조3650억원과 영업이익 637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욕설 파문이 알려진 뒤 첫 주식 거래일인 6일 남양유업(106만9000원 4만8000 -4.3%) 주가는 2.02% 하락한 11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커피믹스 시장의 경쟁자인 동서식품을 보유한 동서(2만9100원 450 1.6%)는 반사이익으로 4.18% 급등한 2만8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경쟁사 매일유업(5만1300원 1300 -2.5%)도 2.14% 상승했다.
〈5월7일자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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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판은 입소문을 통해 부풀려지거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사람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진은 최근 ‘갑의 횡포’로 물의를 빚은 남양유업을 비판하며 한 대리점피해자협의회 회원이 서울 중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시위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2012학년도까지의 고려대 논술은 2시간 동안 3문항이 출제되었다. 그러나 2013학년도부터 시험시간을 100분으로 20분 단축하여 고려대의 대표 논제였던 1번 요약이 생략되었다. 75점 배점의 900자 내외 인문논술 한 문제와 25점 배점의 분량 제한 없는 수리논술 문제가 신유형으로 출제되었다. 과거 요약에서 시작해 비교와 견해로 이어졌던 고려대 특유의 논술 유형이 비교+견해로 압축되어 보다 효율적인 글쓰기 전략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제시문에 나타난 차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며, 논평이든 견해제시든 세 제시문의 정확한 독해에 기반해야만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지난해 고려대 일반전형 우선선발 경쟁률이 평균 13대 1이었으므로 올해 기준 국어와 영어, 수학 등급합 4이내의 우선선발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논술 경쟁력이 필요하다. 논술전형의 당락은 수능 성적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논술실력이 결정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평판의 사회적 의미와 효과
〈1〉에서는 평판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와 효과가 크기 때문에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한 노력과 경쟁이 발생하는 가운데 평판의 장이 형성된다고 본다. 또한 평판은 소비자 구매 시 중요한 참고가 되며, 좋은 평판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여러 노력이 생산자에 의해 제공되기에 평판이 실재를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여기에서 평판의 신뢰도 문제가 대두된다. 따라서 〈1〉은 수험생으로 하여금 평판의 의미와 한계를 포괄적으로 다루게 함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2〉에 나타나는 평판이 지니는 사회적 효과와 평판의 신뢰도 문제를 보다 심도 있게 사유할 수 있게 한다. 즉 〈2〉를 분석함에 있어 평판의 ‘사회적’ 의미와 효과에 주목하되, 특히 평판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통해 신뢰도의 문제를 부각시킬 수 있어야 전반부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충족한다.
◆한 개인에 대한 부정적 평판
〈2〉는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린 성석제의 단편소설 ‘조동관 약전’으로서 고려대가 통합교과 논술을 강조하며 문학작품을 빼놓지 않고 출제하는 전통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많은 대학의 논술문제가 교과서에서 제시문을 출제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다만 교과서 작품이라고는 하나 논제의 요구사항에 따라 제시문을 독해해야 하므로 그 난이도는 예년과 별로 차이가 없었다.
〈2〉에서는 동관이라는 인물에 대한 평판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동관은 은척읍에서 ‘똥깐’이라고 불릴 만큼 악명이 자자하다. 동관의 악명은 그가 저지른 악행에서 비롯하지만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부풀려지기도 한 것이다. 동관과 관련하여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일화들은 대부분 직접 목격된 것이라기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것이다. 따라서 동관의 나쁜 평판과 사실 사이에는 분명한 괴리가 존재한다. 특히 동관에 대한 평판은 사실에 비추어 그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 중요한 독해 포인트이다.
따라서 (2)는 한 개인에 대한 부정적 평판이 사회적으로 확대재생산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부정확한 사실이나 소문에 의해 형성되기에 신뢰도가 매우 낮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평가와 의견제시는 구체적으로후반부의 요구사항인 ‘이를 바탕으로 〈보기〉의 사례에 대한 논술’에서 중요한 점은 ‘이를 바탕으로’ 무엇을 지칭하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그것은 평판에 대한 학생 자신의 일방적인 생각을 서술해서는 안 되며, 〈1〉과 〈2〉에서 분석된 쟁점을 중심으로 〈보기〉의 사례에 대한 평가와 의견 제시가 있어야 한다.
결국 사례에 등장하는 평판의 사회적 가치는 무엇이며, 신뢰도의 문제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이 개진되어야 한다. 다만 ‘평판의 신뢰도’에 주목할 것이 명백한 출제의도이므로 상투적 의견제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평판은 중요하다-그러나 신뢰도 없는 평판은 위험하다-따라서 평판의 신뢰도를 정확히 판단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와 같은 답안이 대표적이다. 전형적으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최소화하여 잘해보자’는 식이다.
이런 답안에 대해 대학 측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 따라서 어떻게 평판의 신뢰도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학생 자신의 구체적 의견제시가 필요하다.
〈보기〉는 최근에 이슈가 된 사례이면서 동시에 평판의 사회적 기능을 잘 보여준다. 우선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경쟁회사의 평판을 깎아내림으로써 상대적으로 자신의 평판을 높이려는 노력이 나타난다. 한편 자신에 대한 나쁜 평판이 곧 기업 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지며, 역으로 경쟁회사의 이득으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은 좋은 평판과 나쁜 평판 그 자체의 평가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평판이 건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인과 정치인을 막론하고 대국민 사과가 일상화된 요즘 우리 사회가 제2, 제3의 ‘똥깐이’를 만들어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윤기혁 강남인강 인문논술팀장·㈜C&A논술 부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