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해킹을 통해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등 미국의 핵심 전략무기 설계도 대부분을 확보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해킹으로 빼낸 미국 전략무기 설계도 규모와 명단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P가 입수한 펜타곤의 민·관 자문위원회인 국방과학위원회(DBS)의 기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커들이 사이버 공격을 통해 미 육·해·공군의 20여개 핵심 전략무기 설계도를 빼냈다. 중국에 유출된 미군 핵심 전략무기 시스템에는 F-35는 물론 탄도미사일 방어(MD)시스템인 개량형 패트리엇(PAC-3)과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미 해군 신형 군함 ‘연안전투함(LCS)’ 등이 포함돼 있다.
보고서는 미국의 핵심 전략무기 설계도를 빼낸 국가로 중국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WP는 지금까지 1조4000억달러(약 1578조원)가 투입된 F-35에 대해 2007년부터 중국군의 사이버 테러 시도가 잇따랐고 지난해 ‘짝퉁’ 스텔스기(젠-20)가 나왔다는 점에서 중국의 사이버 스파이 행위가 확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펜타곤의 사이버전 대응은 미비한 상태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미국 안보전문가들은 중국의 군사기밀 빼내기가 양국 간 전면전 상황, 안보기술 수준, 중국군 현대화 등 세 측면에서 매우 위협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임스 루이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2000년 초반만 해도 중국군의 전략무기는 러시아제 골동품 전시장에 가까웠다”며 “중국은 (해킹을 통해) 지난 10년 새 미국을 위협할 정도의 전략무기 현대화를 이뤘다”고 개탄했다.
미 싱크탱크 ‘프로젝트 2049 연구소’ 관계자는 “보고서에 언급된 해킹 피해를 보면 숨이 멎을 정도”라며 “중국은 미국이 최근 25년간 수십억달러를 투입해 얻은 전략무기체계를 단번에 이뤘다”고 지적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달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사이버 안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이 대변인은 WP 보도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으나 “사이버 이슈는 미국의 핵심 관심사이며, 중국과 고위급 또는 실무급을 떠나 모든 대화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WP, 펜타곤 자문위 보고서 입수
F-35 전투기 등 핵심시스템 포함
美, 6월 정상회담서 항의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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