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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편집국 폐쇄…언론 초유의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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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사태'와 관련, 사측이 편집국을 폐쇄해 17일 신문 발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한국일보 노조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회사측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2가 한진빌딩 신관 15층 편집국을 폐쇄하고 편집국 안에서 일하던 당직기자를 편집국 밖으로 강제로 몰아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발표문을 통해 “이날 오후 6시20분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은 박진열 사장, 이진희 부사장, 회장의 지시를 따르는 일부 편집국 간부, 비편집국 사원 등 15명을 대동하고 한국일보 편집국으로 몰려와 점거했다”면서 “당시 편집국에는 토요일 사진부 당직을 서던 기자 1명과 경제부장이 있었는데 회사 측은 기자들을 강제로 편집국 밖으로 몰아냈다. 외부 용역깡패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기자들에게 ‘근로제공 확약서’라는 문서 서명을 강요했다. 근로확약서에는 ‘회사의 사규를 준수하고 회사에서 임명한 편집국장(직무대행 포함) 및 부서장의 지휘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것임을 확약하며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퇴거요구 등 회사의 지시에 즉시 따르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노조는 “기자들이 확약서 서명을 거부하자 회사 측은 용역을 동원해 15층 편집국 출입문을 봉쇄했다. 다른 회사들도 함께 쓰는 공용 공간인 15층 비상계단, 신관과 구관 사이를 연결하는 연결통로도 폐쇄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기자들이 편집국을 찾았으나 사측 인사와 용역들은 ‘허가받은 출입자가 아니다’라며 출입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 기자들이 개별적으로 기사집배신에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면 ‘로그인 계정 OOOOOO은 퇴사한 사람입니다, 로그인 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고, 접속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 측은 5월1일 실시된 불법부당 인사를 거부하고 정상적으로 신문 제작을 해 온 편집국 간부 4명에게 6월 16일자로 자택대기발령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이 편집국 폐쇄를 계속한다면 6월17일(월요일)자 신문의 정상적인 제작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같은 조치는 대한민국 언론 역사상 유례가 없는 초유의 일로서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일보 노조 비대위는 지난 4월29일 장재구 회장이 개인 빚 탕감을 위해 회사에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며 장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달 1일 사측이 이영성 편집국장을 보직해임하자 편집국 기자들이 이를 보복인사라고 반발했다. 이후 한국일보는 사측이 조직한 편집국과 기존 노조 편집국 등 ‘이중 편집국’ 체제로 운영돼왔다.

이은정 기자 ehofkd1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