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서울에는 비가 많이 온다고 하는데 괜찮은가요?”
그러나 아버지의 답장은 끝내 오지 않았다. 노량진 상수도공사장 매몰 희생자 김철득(52)씨의 딸 김모(23)씨가 아버지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 메시지다.
경향신문은 지난 16일 김씨가 아버지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희생자 김씨는 평소 딸에게 매우 애틋한 아버지였다. 김씨는 “우리 딸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어”라고 항상 말해줬으며, “아빠 덥지 않아요?”라는 딸의 말에 “우리 딸이 에어컨”이라던 다정한 아버지였다.
청천벽력 같은 사고 소식에 김씨의 가족은 부산에서 서울로 향했다. 사고현장에 도착한 김씨는 “부모님과 처음으로 방콕 여행을 갈 예정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생계를 위해 아버지를 서울로 보내야 했지만 김씨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부녀간의 정을 유지해왔다.
김씨의 가족을 포함한 실종자 가족은 희망을 품으며 간절히 생존을 기도했지만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18일 사고 발생 55시간 만에 임경섭(44)씨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실종자 6명의 시신을 모두 수습했다. 사고 발생 직후에는 생존했으나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진 조호용(60)씨를 포함해 근로자 7명은 결국 가족들과 만나지 못했다.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고려대 구로병원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유족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위로를 전했다. 조문을 마친 박 시장은 “최선을 다했지만 이런 결과가 돼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원인 조사를 하고 엄정한 책임을 가리겠다”고 말했다. 유족 보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행사, 시공사와 유족 간 문제지만 서울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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