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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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60주년] 한국전쟁, 가장 치열했던 '425고지 전투' 현장을 가다

정전 앞두고 중공군과 치열한 공방전 끝에 승리한 425고지
24일 우리군 초병이 GOP초소에서 북한을 바라보며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53년 7월 하순, 정전협정을 앞두고 벌어진 우리 국군의 6․25전쟁 마지막 승전으로 기록된 '425고지 전투'. 425고지는 강원도 화천군 북방 철책선 약 1.2km앞 비무장지대(DMZ)에 위치하고 있다.

425고지 전투는 국군 제7사단이 화천으로 이동한 후, 부여받은 현 책임지역 내에서 유일하게 수행한 마지막 전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953년 7월 당시, 휴전협정을 앞두고 김일성은 화천발전소는 한국군에 절대 넘겨줄 수 없다며 전 역량을 집중, 탈환에 혈안이 돼 있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들이 치열했던 고지전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이에 이승만 대통령도 당시 남한의 전력량의 30%로 담당하는 화천발전소의 절대 사수를 명령하고 7월 19일에는 제2군단 사령부를 직접 방문해 독려에 나서며 우리군의 사기 북돋았다.

중공군 135사단은 7월 20일부터 증강된 중‧소대, 대대급 규모로 425고지를 계속 공격해왔다. 7사단은 백병전을 불사하며 적을 격퇴하고 고지와 중공군 4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국군도 160여명이 희생을 하면서 주 저항선을 유지했다.

결국, 이 전투의 승리로 국군은 화천발전소를 사수에 성공하고 38선으로부터 35km 전방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휴전을 맞이할 수 있었다.

24일 기자는 이렇게 가장 치열했던 425고지의 GOP를 찾았다. 하지만 철책선으로 가로 막힌 것 외에 오늘날 현장은 아름답고 평화롭게 펼쳐진 우리강산 모습, 그대로 였다.

이날 육군 제7보병사단은 '425고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칠성전망대에서 6‧25참전용사와 후배 장병들이 함께하는 뜻 깊은 자리를 가졌다.

행사는 425고지 전투영웅인 故김한준 대위 유가족과 선우고지(양양) 전투영웅 최득수 이등상사(86세, 7사단소속 참전, 태극무공훈장 수훈자)와 손자(일병 최승호, 7사단 GOP복무), 화천군 관내 6‧25참전용사 30여명, 부대 모범장병과 화천군 관계자 등 90여명이 참석했다.
남북간 대치현장을 바라볼 안보관광지 '칠성전망대'의 DMZ 상징물.
425고지 전투영웅으로 고 김한준 대위의 미망인 양옥자 여사는 "평생에 가족들이 와서 보기원했는데 남편이 살아생전 못 온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6‧25 참전용사들은 부대 장병들과 425고지가 내려다 보이는 GOP철책선을 함께 걸으면서 60여년 전 피로써 지켜낸 생생한 전투 경험담을 들려주는 등 당시 전투에서 목숨을 바쳐 승리를 일궈낸 선배 전우들을 떠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긴 장마끝에 이날 파란하늘을 보였다는 DMZ, 눈에 보이는 평화로운 전망과 달리, 60년전 정전 협정으로 전쟁은 잠시 멈췄지만 철책선 두고 있는 현장에서는 아직도 남북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세월이 멈춘 모습이었다.

순정우 기자 chif@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