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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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여성 유족들, 우발적 범행 결론에 '분개'

경찰이 군산 여성 살인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정완근(40) 경사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자 유족이 반발하고 있다.

살해된 이모(40·여)씨의 여동생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 경사가 형량을 감경받으려고 언니를 이상한 여자로 몰고 있다"며 "언니는 정 경사에게 낙태비 명목으로 단지 120만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여동생에 따르면 이씨는 정 경사에게 낙태비 80만원, 약값 40만원 등 120만원을 요구했다. 이씨는 이 돈을 받아 낙태한 뒤 정 경사와의 내연관계를 정리하려 했다고 동생은 전했다.

이씨의 여동생은 "경찰이 정 경사의 일방적인 말만 듣고 그 내용을 언론에 흘리고 있어 언니가 마치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한 '꽃뱀'이 됐다"면서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정씨의 진술만 믿는 등 제 식구 감싸기에 여념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 경사의 범행은 계획적인 것"이라며 "경찰 수사에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여동생은 "합의하려는 사람이 왜 돈을 수표로 찾았겠느냐. 기록이 남을 게 뻔한데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신 여부에 대해선 "언니가 정 경사에게 빨간 줄이 그어진 임신 테스트기를 보여줬더니 정 경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씨의 임신 여부는 시신 발견 당시 장기가 모두 부패해 확인되지 않았다.

이씨의 여동생은 "언니는 사건 발생 전인 19일 밤 전화해 '만약 내가 무슨 일이 생기면 그 사람(정 경사) 짓이다'고 말했다"며 정 경사가 이씨에게 모종의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정 경사의 범행이 우발적인 것에 가깝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송치 전까지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다.

이은정 기자 ehofkd1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