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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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승’ 류현진, 신인왕 사냥 만만찮네

‘쿠바출신 영건’ 페르난데스 가세
‘11승’ 라이벌 밀러와 3파전 양상
‘하늘은 왜 주유를 낳고 제갈량을 세상에 보냈단 말인가.’

유명한 중국 고대소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한 대사다. 천하의 기재였던 주유는 이른 나이에 병사하면서 자신보다 더 뛰어났던 제갈량을 낳은 세상을 탓했다. 약 2000년 전 주유의 한탄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에게 해당될지도 모르겠다. 올해 유독 내셔널리그에 거물급 신인이 여럿 등장했기 때문.

5일 현재 류현진은 21경기에서 10승3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했다. 신인왕을 수상하기에 충분한 성적이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지난 3일 시카고 컵스전을 마친 뒤 “류현진은 과소 평가받고 있다. 지금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반드시 신인왕 후보에 올라야 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경쟁자들이 류현진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성적을 보인다는 점이 문제다. 시즌 초반부터 류현진의 신인왕 라이벌로 거론됐던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의 시즌 성적은 11승7패에 평균자책점 2.89. 승수와 평균자책점 모두 류현진에 앞선다. 탈삼진에서도 밀러(132개)가 류현진(111개)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아직 시즌이 남았기에 밀러와의 2파전이었다면 좀 더 수월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쿠바산 영건’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가 시즌 초반의 부진을 딛고 최근 매 경기 호투를 거듭하면서 3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페르난데스는 6월 이후 6승2패, 평균자책점 1.68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거두며 어느새 시즌 성적을 8승5패까지 끌어올렸다. 평균자책점(2.54)과 탈삼진(138개)은 3인방 중 최고. 최근 두 경기에서 탈삼진을 13개, 14개를 잡아내는 등 위력적인 투구로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남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