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특허청과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 간 국제특허 소송 건수는 210건으로 지난해 동기의 91건보다 130.8% 급증했다. 이는 국내 기업의 지적재산권 분쟁사례 중 소송이 일어나 국내외 법원에서 다뤄진 사건만 집계한 결과이다.
기술분야별로는 정보통신분야 분쟁 건수가 91건으로 43.3%를 차지, 가장 많았다. 전기·전자가 73건(34.8%)으로 바로 뒤를 이었다. 전기·전자는 작년 연간 49건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대폭 증가했다. 대표적 수출산업인 정보통신, 전기·전자기 두 분야의 분쟁 건수가 상반기 전체의 78.1%(164건)을 차지해 국제무대에서 국내 IT(정보기술) 기업에 대한 견제가 거세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66건, 중소기업이 42건, 연구소와 개인 등 기타가 2건이었다. 특허청 관계자는 “최근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소송 전문회사(NPE)의 제소건수가 급증세를 보여 올 상반기에 특허소송 건수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제특허 분쟁에서 국내 기업의 피소 건수는 제소 건수보다 훨씬 많았다. 2008년부터 올 6월까지 제기된 국제특허 소송 1235건 중 우리 기업의 피소 건수는 1015건으로 제소 건수 220건의 다섯 배에 가까웠다. 국적별로 보면 미국 기업과의 분쟁이 가장 잦았다. 같은 기간 미국 기업과의 분쟁이 882건으로 전체의 71.4%를 차지했다.
윤영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특허가 IT 분야에 몰려 있고, 한국 기업은 더 큰 시장을 찾아 해외로 진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공격을 받게 된다”며 “특허 괴물들의 공격은 더 거세질 것이며, 특히 융·복합 제품이 늘수록 특허문제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계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