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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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에게 한국어 가르칠 땐 이렇게…'매뉴얼' 나왔다

한국어 문화 교육 강의/조현용 지음/하우/7000원

 #1.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1조1600억 달러로 세계 15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세계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약 7700만명으로 규모 면에서 13위에 해당한다. 한국어의 영향력이 한국의 경제력보다 오히려 더 세다는 뜻이다.

 #2. 세계 중심국인 미국은 영어 말고도 많은 언어가 쓰인다. 2011년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영어 다음으로 널리 사용하는 언어는 스페인어다. 한국어는 몇 번째일까. 의외로 7위나 된다. 한국어 사용자는 6위 프랑스어에 비해 20만명 적지만 8위 독일어보다는 2만명 더 많다.

 한국어의 위상을 보여주는 각종 수치가 그저 놀랍기만 하다. 한국이 경제력은 물론 언어의 영향력 측면에서도 세계적 강대국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제대로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어 문화 교육 강의’는 경희대에서 한국어 교육을 가르치는 조현용(47·사진) 교수의 책이다. 이미 한국어를 어느 정도 구사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한국어나 한국 문화를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모든 이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한국어 문화 교육 방법을 알 수 있도록 구어체를 썼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면 저자한테 직접 강의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저자가 말미에 소개한 ‘한심’이란 말의 어원이 눈길을 끈다. 흔히 ‘한심’ 하면 순수한 우리말이라고 오해하기 쉬우나 실은 차가울 한(寒)자에 마음 심(心)자를 붙여 만든 한자어다. 마음이 차갑다는 건 매사에 관심이 없고 열정도 부족하다는 뜻이다. 저자는 한심하게 사는 대신 뜨거운 마음을 갖고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열심(熱心)히 공부하라고 독자들에게 권유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