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시즌 막바지에 접어든 한국 프로야구의 홈런 1위는 박병호(넥센·25개)다. 그 뒤를 최정(SK)과 최형우(삼성·이상 24개)가 따르고 있다. 세 명 외에는 아직 20홈런 이상을 때려낸 선수가 없다. 10홈런 이상으로 기준을 낮춰도 18명에 불과하다. 이쯤되면 ‘거포 가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3.82)에 비해 올 시즌 리그 평균자책점(4.34)은 크게 올랐다. 에이스의 상징인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도 단 두 명(NC 찰리, SK 세든)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홈런 숫자가 감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성적에 대한 조바심과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눈앞의 1승에 매달리는 각 팀들이 강공 위주의 ‘빅볼’보다는 번트와 작전 등 세밀한 야구인 ‘스몰볼’에 치우쳐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든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를 투수로만 뽑은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결국 ‘야구는 투수놀음’이기에 각 구단들은 찾기 힘든 40홈런 이상이 가능한 거포보다는 선발 자원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투수들의 수준 향상도 거포 부재를 부채질하고 있다. 과거 투수들의 레퍼토리는 직구, 슬라이더, 커브 등 단조로웠다. 그러나 이제는 대부분의 투수들이 투심이나 커터, 싱커, 포크볼, 체인지업 등 땅볼 유도 구질을 장착한 상황. 타자들의 환경이 나빠진 셈이다.
여기에 아마추어 야구에서 장타가 많이 나오는 알루미늄 배트보다 정확성이 요구되는 나무 배트를 쓰면서 거포 육성 자체가 힘들어진 것도 한 이유다. 이 탓에 고교 야구에서는 발 빠른 쌕쌕이 유형의 타자들이 양산되고 있다. 프로구단들도 타고난 힘이 요구되고 키우기까지 오래 걸리는 거포보다는 당장 써먹기 쉬운 발 빠른 교타자를 신인드래프트에서 더 선호해 거포 기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29일 넥센과 KIA의 광주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남정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