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항공사 승무원과 성관계를 갖는 음란물 사진을 인터넷의 한 즉석만남 카페에 올린 혐의로 기소된 30대가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은 한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모 항공사 여승무원과의 성관계 사진과 성관계 후기를 게시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김모(35)씨의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2010년 강남 한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여승무원 2명과 사귀며 성관계를 가졌다. 그는 모 항공사 승무원 복장을 하고 상반신을 노출한 사진 등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지난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올렸다.
여승무원의 얼굴과 신체 주요 부위를 모자이크 처리해 가리긴 했지만 승무원 복장을 한 채 성관계를 갖는 낯뜨거운 사진이었다. 더구나 김씨는 '편하게 만나자며 펜션으로 여행을 떠나 성관계를 갖고 다음 날 그녀의 근무지인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야외주차장에서 성관계를 가졌다' 등의 후기도 게시판에 올렸다.
게시판 글이 온라인에 퍼지자 모 항공사 여승무원회는 "저자가 공공연하게 음란물을 유포하고 회사 전체 여승무원의 명예를 훼손했다" 며 김씨를 고소했고, 검칠은 이를 받아들여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1심과 2심 재판부는 "사회의 성의식 수준 등에 비춰볼 때 한 두 명의 사생활에서 자유분방한 애정행각이 적시됐다고 해서 해당 항공사 여승무원들에 대한 기존 사회적 평가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건 아니다" 며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또 음란물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에 대해서도 "문란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형사법상 규제의 대상으로 삼을 만큼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