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은 30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검청사에서 채 총장의 퇴임식을 갖는다고 29일 밝혔다. 퇴임식에는 전국 5대 고검장과 대검 전 직원, 법무부 과장급 이상,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급 이상, 서울고검 과장급 이상 간부가 참석한다. 재경지검 부장급 이상 간부와 일부 수도권 지검 검사장들도 퇴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채 총장은 그동안 “사인으로 돌아가 (혼외아들 의혹이) 사실무근임을 증명하겠다”고 거듭 밝힌 만큼 퇴임식에서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와 이를 사실상 인정한 법무부의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 언급할지 주목된다.
또 조선일보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계속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 총장은 형사 고소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 총장은 지난 24일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위한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하면서 검찰총장직에 복귀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면서도 “의혹이 사실무근임을 모든 법절차에 따라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장을 임명한다. 추천위 구성과 후보자 천거,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11∼12월에나 후임 총장이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후임 총장이 취임할 때까지 길태기 대검 차장이 총장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총장 후보로는 사법연수원 14∼15기들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검찰 고위직 중 14기는 없으며 재야에서는 지난 4월 퇴임한 김진태(61·경남) 전 대검 차장과 노환균(56·경북) 전 법무연수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에도 총장 후보 3명 가운데 한 명으로 추천돼 채 총장과 경합했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 ‘검란’으로 흔들리던 조직 기강을 바로잡았다. 하지만 노 전 연수원장은 정통 ‘TK-공안통’이라는 점에서 평가가 엇갈린다.
15기에서는 서울 출신의 길(55) 차장이 조직 안정 차원에서, 소병철(55·전남) 법무원수원장은 검찰 내부의 높은 신망을 반영해 총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14기 중에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 전 차장과 노 전 연수원장 중 한 사람이 검찰총장이 될 경우 김준규 전 대전고검장이 2009년 8월 천성관 후보가 청문회 과정에서 부적절한 처신이 문제가 돼 낙마하는 바람에 총장에 취임한 이후 4년여 만에 재야 출신 총장이 된다.
15기를 뛰어넘어 16기에서도 총장이 나올 수 있으나 상명하복의 조직 생리상 동기들의 대규모 용퇴가 불가피해 조직 안정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박현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