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용산 국제업무지구 재개발 이후 오를 집값과 약속된 보상금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당장 빚을 지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지금 그 초대형 프로젝트 현장은 공허하기 그지없다. ‘서부이촌동에 사시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한민국 1%’라던 홍보 문구는 감언이설로 결론났다. 6년간 빚을 안은 채 버텼고, 그렇게 해서 부채 가구당 평균 빚이 3억6000만원에 이르렀다.
KBS1은 11일 오후 10시 1000조원에 육박하는 한국사회의 가계 빚 문제를 다룬 ‘KBS파노라마―가계부채 100조 빚 권하는 사회’ 편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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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1은 부채 가구당 평균 빚이 약 8000만원에 이르는 한국 사회의 문제를 짚는 ‘KBS파노라마―가계부채 1000조 빚 권하는 사회’ 편을 11일 방송한다. |
화물차 운전기사 고정기씨는 하루 17시간 동안 운전대를 잡는다. 일을 하려면 수억 원대의 수입차와 장비를 자비로 구입해야 한다. 6∼7년간 열심히 벌면 차값이 얼추 상환된다. 그러나 그때부터 차량은 온갖 수리로 ‘돈 먹는 하마’가 된다. 차만 문제가 아니다. 인천에서 부산까지 한 번 왕복하는 데만 기름값이 약 50만원이다. 신용카드 없이는 운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자 갚느라 돈 한 푼도 못 모았지만, 서류상으로는 악덕 채무자로 남아있어요.”
김지선(가명)씨는 급히 필요해진 사업 자금 1000만원을 채우기 위해 사채를 얻어 쓴다. 미혼에 아무런 담보도 없던 김씨에게 은행 문턱은 너무 높았기에 전화 한 통이면 돈을 빌려주는 사금융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 돈 만원이 생겨도 바로 빚 갚는 데 쓸 만큼 상환 의지가 컸지만, 김씨가 감당해야 하는 이자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원금 500만원이 순식간에 1억원의 채무로 불어났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