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백운산의 국립공원 지정 추진을 놓고 광양시민들 간 의견이 찬반으로 갈린데다 광양시와 구례군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갈등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다.
15일 광양시와 구례군 등에 따르면 광양시와 주민들은 2010년 12월 서울대 법인화 관련법이 제정되면서 서울대 학술림인 백운산이 서울대에 무상 양도될 상황에 처하자 이를 막기 위해 국립공원 지정 추진에 나섰다.
지역민들의 무상 양도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지면서 정부는 2011년 2월 서울대 무상양도 방침을 잠정 보류했다.
광양시와 시의회, 시민단체들은 이때부터 백운산의 서울대 소유를 막기 위해 국립공원 지정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지난 4월 백운산 국립공원 지정 관련 주민토론회를 개최하고 국립공원 지정 건의서를 광양시장, 광양시의회 의장, 기획재정부, 환경부에 제출하는 등 국립공원 지정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국립공원 지정 요식 절차인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개최가 일부 단체와 주민들의 원천 봉쇄로 무산되면서 난항에 부딪혔다. 광양백운산고로쇠약수협회와 광양시 회두, 지계마을 주민들이 국립공원 지정을 반대하면서 주민 간 갈등으로 확산됐다. 이들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경우 고로쇠와 산나물 채취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고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로쇠 약수회원들은 “광양 백운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바에는 차라리 서울대가 관리하는 게 훨씬 낫다”며 서울대가 백운산을 관리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광양시와 시민들은 최근 백운산의 국립공원 지정을 찬성하는 15만명 서명 운동을 벌이면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광양시는 물론 인근 순천시와 여수시까지 동참시켜 15만명 찬성 서명을 받아낸다는 계획이다. 국립공원 지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광양 시민의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백운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측의 실력 행사도 만만치 않아 곳곳에서 마찰음이 일고 있다. 백운산 전체 면적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구례군민들은 국립공원 지정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구례군민들은 지난해 광양시와 함께 힘을 합쳐 백운산의 서울대 무상양도를 막아냈지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각종 규제 강화를 우려한 때문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구례군민들은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는데다 땅값마저 떨어진 경험을 반대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구례군과 군민들은 최근 광양시가 백운산 국립공원 지정을 자신들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도 문제 삼으면서 국립공원 지정 철회를 요구했다.
백운산의 총면적은 240㎢(2만4000ha)이며, 이 가운데 광양이 1만9000ha(75%), 구례가 4400ha(23%), 순천이 600ha(2%) 등으로 행정관할권이 나뉘어 있다.
광양=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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