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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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기·장애인 체육 지원 상대적 감소

국제대회 예산 올해만 1827억
재정 빠듯… 다른 분야 투자 위축
과도한 대규모 국제경기대회 유치는 체육정책에도 부담이 된다. 한정된 체육재정에서 국제대회 지원에 소요되는 재원이 증가하게 되면 다른 분야의 재원이 상대적으로 줄 수밖에 없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체육재정은 1조143억8200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1827억3100만원이 국제경기대회 지원 관련 예산이다. 전체 체육예산의 18.0% 규모로, 전문 체육선수의 역량을 강화하는 ‘전문체육 육성’에 배정된 예산 1740억9600만원(17.2%)보다 많다.

국제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는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1988서울올림픽과 2002한일월드컵은 세계에 우리나라를 널리 알린 대회로 꼽힌다.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2002한일월드컵을 통해 우리나라 국민의 95%가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커졌고 국민 간 친밀감(96%)과 신뢰(92%)가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체육영역의 재원을 위축시키는 부정적 효과도 있다.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우리나라 선수는 대부분 전문선수다. 상대적으로 얇은 선수층에도 2012런던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종합 7위에 오르는 등 상위권 성적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토대다. 이들을 육성하고 발굴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원이 불가피하다.

스포츠 경기력의 균형성장을 위해서도 비인기종목 전문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문화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종목별 등록선수는 축구 2만5807명, 야구 1만100명, 태권도 8214명으로 인기종목에 몰려 있다. 반면 하키 1449명, 조정 650명, 사이클 862명, 트라이애슬론 181명, 루지 37명으로 비인기종목에는 선수자원이 부족하다. 정부지원마저 없다면 수영 박태환,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리듬체조 손연재 같은 선수가 발굴·육성되기 힘들다.

장애인의 체육활동 여건을 조성하는 ‘장애인체육 육성’ 예산 역시 526억6600만원(5.2%)으로 국제경기대회 지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올해 현재 장애인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10.6%로 비장애인(35.9%)보다 크게 낮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