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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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행동분석관 되려면

미드 ‘라이 투 미’ 실제모델 美 폴 에크먼 교수 첫 개척
‘심리학·상식·친화력’ 필수
평소 ‘멘탈라이징’ 훈련도
행동분석관이 되기 위해서는 심리학 전공이 필수적이다. 그렇다고 범죄심리학에만 국한하지는 않는다. 이전에는 사회심리학 전공자들이 행동분석의 세계에 뛰어들기도 했다. 전공 외에 개인적인 자질도 요구된다. 일단 세상사에 관심이 많고 상식이 풍부해야 한다. 그래야 호락호락하지 않은 피의자와 만나서도 물러서지 않을 수 있다. 나아가 처음 만난 사람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친화력이 있어야 한다.

폴 에크먼 전 UC샌프란시스코대(UCSF) 교수는 행동분석 분야를 처음 개척한 인물로 드라마 ‘라이 투 미(Lie to me)’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표정의 미세한 변화만으로 거짓말을 읽어내는 극중 주인공 칼 라이트먼 박사의 활약을 그린 심리 수사물 ‘라이 투 미’는 행동분석에 관한 훌륭한 교재다. 에크먼 교수는 얼굴 표정, 몸짓, 상징적 행동, 말투, 동공 크기, 음성 등을 종합해 보면 상대가 거짓말을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저서는 국내에도 소개돼 있다. 행동분석관이 되고서도 능력을 기르는 데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멘탈라이징’이란 훈련을 한다. 멘탈라이징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추론하는 일이다.

예컨대 카페에 두 남녀가 앉아 있다고 치자. 행동분석관은 그 모습을 보고 난 뒤 여러 가지 분석을 한다. ‘정장을 입고 있는 걸 보니 공식적 관계일 가능성이 높은 걸. 다리 모양과 앉은 거리를 보니 한쪽은 방어적인 모양새군.’ 이렇게 다양한 상상을 하면서 논리적으로 근거를 대는 것인데, 실제 업무에 큰 보탬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을 관찰하는 일을 하다 보니 가끔 일상이 피곤하기도 하다. 가까운 사람이 거짓말하는 모습이 쉽게 보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알고도 넘어가는 일이 많다. 김재홍 행동분석관은 “주위 사람들에게 (관찰하지 못하게) 눈을 마주 보지 말라는 농담을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