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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학대교사 취업 금지법’ 국회서 낮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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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제한한 아동법 개정안 1년 넘게 법사위 상정도 못해
여론 들끊을 때만 반짝 관심… 의원들 안이한 문제인식 심각
울산 계모 아동학대 사망, 돌보미 17개월 아동 구타 반신마비 등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해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지만 아동학대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은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아동학대자에 대해 ‘10년간 어린이집 재취업을 금지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안도 국회가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운 ‘안심보육’ 대책이 공수표가 될 위기에 놓였다.

12일 보건복지부와 법무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에 따르면 아동보호자가 아동을 학대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례법’) 제정안이 1년 넘게 법사위 소위에 상정조차 안된 채 계류중이다. 

이 법안은 성인에게 상해를 가하면 형법에 따라 최고 징역 10년형을 받는데 비해 현행 아동복지법은 아동을 학대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해 처벌 수위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9월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이 발의했다. 가정폭력이나 아동청소년 성폭력처럼 가중처벌하기 위해서다. 특히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 아동 관련 기관 종사자에 대해서는 최고 징역 15년까지 가중처벌할 수 있는 조항도 마련됐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19대 총선공약으로 ‘아동학대 방지 법안’ 마련을 내세웠고, 이를 위해 TF까지 구성한 바 있다.

그러나 세계일보 확인결과 이 법안은 법사위 소위에 상정조차 안 된 채 국회 의안과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실정이다. 법사위 의원들 안중에 ‘아동’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법무부와 법사위 관계자는 “심의해야 할 법안이 워낙 많은데, 아동은 아무래도 우선 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같은 시기에 발의된 ‘아동복지법 개정안’도 ‘쌍둥이법’이라는 이유로 발목이 잡혔다. 두 법안이 비슷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특례법의 의결을 전제로 한다’고 규정해 놓은 탓이다.

아동복지법 개정안은 부모 등 아동보호자에 대한 아동권리교육 의무화, 아동학대자에 대해 10년간 어린이집 등 아동관련기관 취업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복지부는 어린이집 아동폭행 사건이 잇따르자 지난 5월 ‘어린이집 아동학대 방지대책’을 발표하면서 이 법안을 다시 꺼내들었고, 서둘러 6월 국회 상임위에서 통과시킨 바 있다. 그럼에도 아동학대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국회의원들의 무관심 뿐 아니라 아동학대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안이한 시각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별법이 법사위에 상정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아동학대를 ‘범죄’로 규정한데 대해 법무부와 국회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홍종희 여성아동인권과장은 “아동복지법에서는 ‘금지행위’로 돼 있던 아동학대를 ‘범죄’로 처벌하려면 학대행위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면서 “최근 발생한 울산 아동사망사건 같은 폭행은 명백한 범죄행위이지만, 정서적인 학대의 경우 가정에서의 언어폭력까지 범죄로 규정해 형사처벌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 입법조사관들도 어려움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사건으로 여론이 들끓을 때만 반짝 대책을 발표하고, 실효성없는 ‘처벌 강화’를 외치는 것도 문제다.

이명숙 변호사는 “법안이 1년 넘게 상정조차 안된 것도 문제지만, 아동학대 처벌을 강화한다면서 상한선을 높이는 것은 유명무실하다”면서 “법정 최고형이 5년이든, 10년이든 실제로는 징역 1년, 2년형에 그치므로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처럼 최하 몇년 이상의 하한선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