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5일 인천시 남동구 만수1동 주민센터에서 일한 지 사흘째를 맞은 전경식(56)씨. 최근 5년간 임용된 인천시 공무원 중 최고령자다.
전씨의 인생은 파란만장 그 자체다. 중고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친 뒤 서울 시내 사립대 법학과에 들어갔으나 1년 만에 그만뒀다. 경제적 부담 때문이었다. 독학으로 10년간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현실의 벽은 높았다. 결국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 부동산 사무실을 차렸다. 사기 피해, 뇌졸중으로 쓰러진 홀어머니….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지난해 공무원시험 도전에선 고배를 마셨다. 하루 3∼4시간 국어와 영어에 매달린 끝에 올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2 대전시청 공보실에 근무하는 이웅태(53)씨. 이씨 역시 지난해 최고령으로 합격했다. 신문기자로 23년간 일했다. 명예퇴직한 뒤 인생 2막을 위해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다. 집에서 홀로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공부했다. “아빠가 먼저 공무원에 도전해볼게.” 군 입대를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던 아들과 한 약속이다. 한 차례 낙방 후 합격. 대전시는 이씨의 경력을 고려해 공보실에 발령했다.
공직사회에 전씨나 이씨 같은 늦깎이 공무원이 하나둘 늘고 있다. 그간 쌓은 사회 경험이나 경력을 밑천으로 공무원 조직에서 활약 중이다. ‘늦깎이 공무원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15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41세 이상 국가직 7급 응시자 비율은 2009년 2.3%(1106명)에서 올해 4.46%(3184명)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40세 이상 국가직 9급 응시자 비율도 2009년 1.78%(2450명)에서 2013년 3.90%(7984명)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안정된 직업을 찾아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족’이 늘고 있는 세태에 비판적인 지적도 나오지만, 늦깎이 공무원의 증가 추세는 이들의 사회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박진영기자, 인천·대전=이돈성·임정재기자 jyp@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