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이 지난 27일 김관진 국방장관 주재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공중급유기 구매계획을 심의, 의결해 내년부터 사업이 본격화되지만 이미 기종은 보잉사의 KC-46으로 굳어졌다는 것이 군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1조원대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진 공중급유기 기종으로는 에어버스 밀리터리의 A-330 MRTT와 보잉의 KC-46 등이 거론돼 왔다.
군 소식통은 28일 “에어버스 밀리터리사의 A-330 MRTT 공중급유기는 덩치가 커 군 공항 가운데 김해공항만 자유롭게 이·착륙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330 MRTT는 길이 58.8m, 날개 폭 60.3m, 높이 17.4m로 B-767 화물기를 개조한 KC-46에 비해 길이는 8m, 날개 폭은 12m씩 길다. 실제로 A-330 MRTT 동체 사이즈는 보잉의 B-777 여객기와 엇비슷하고 B-777이 인천과 김포, 김해, 제주 공항 등에만 제한적으로 투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규모 군공항에서의 운용에는 문제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소식통은 “A-330 MRTT 대당 가격도 보잉의 KC-46보다 20% 이상 비싸 사실상 경쟁구도에서 밀려났다”면서 “공군이 최근 이러한 내용들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 합동참모본부에 올린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A-330 MRTT가 111t의 기름과 45t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반면, 날개 길이가 너무 길어 우리 군이 운용하려면 일부 군공항 활주로 시설을 확장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수백억 원의 예산이 추가 투입돼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공중급유기 사업이 자칫 보잉사 단독 입찰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