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여성들을 노리는 ‘검은 손길’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구직광고를 올린 여성들에게 연락해 음담패설을 늘어 놓는가 하면 성매매 제의를 하는 일도 빈번하다.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업체인 것처럼 속여 면접 자리에 불러내 성폭력을 저지르기도 한다. 대학생은 물론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까지 아르바이트에 뛰어들면서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6일 피팅모델 구인·구직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피해를 당한 여성들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가장 많은 피해 사례는 변태적 요구와 성매매 제안이었다. 남성들은 구직 글을 올린 여성들의 아이디로 “스타킹 신은 사진을 보내줄 수 있느냐”, “누드 모델 할 생각은 없느냐”는 등의 쪽지를 무차별로 보내고 있다. 자신을 30대라고 소개한 한 남성은 “스폰 받을 생각이 없느냐”며 “한 달에 4번 만나는 데 300만원을 주겠다”고 여성들에게 쪽지를 보냈다가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스폰’이란 여성이 남성에게 성(性)을 제공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 것으로, 일종의 성매매다.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이 늘어나면서 수요와 공급이 급격히 증가했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피팅모델 평균 시급은 1만3510원. 2008년부터 6년 연속 평균 시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고수익 일자리’다. 게다가 나이 제한이 없기 때문에 청소년까지 쉽게 스폰 제의 등 ‘위험한 제안’에 빠져들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회사원 박모(28)씨가 피팅모델 구직 글을 올린 10대 여성 2명에게 연락해 “모델을 시켜주겠다”며 자신의 집 등으로 불러 강제추행을 일삼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피팅모델과 비슷한 1만∼2만원대의 시급을 받는 ‘바(BAR) 아르바이트’도 여성들이 주의해야 할 업종 중 하나다. “신체 접촉이나 성매매 강요가 없는 바텐더 일”이라고 젊은 여성들을 유혹한 뒤 실제 업무에서는 손님 옆에서 술시중을 들게 하거나 스킨십을 강요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동국대 곽대경 교수(경찰행정학)는 “고수익 일자리만 쫓지 말고 아르바이트 공고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될 수 있으면 잘 알려진 구인·구직 업체를 통해 일을 구하고, 경험자 평가 등을 통해 검증한 뒤 아르바이트에 응해야 범죄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