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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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사수’ 청송여고, 선정과정 중 ‘학운위’ 열지 않아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선택으로 뭇매를 맞은 경북 청송여고가 선정 과정에서 학생운영위원회를 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일, 학교를 방문한 강종창 청송여고 학교운영위원장은 “교과서 선정 문제는 반드시 학생운영위원회를 거치게 되어 있다”며 “운영위원장인 내가 모르는 사이에 학교가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 간담회를 열어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후 학교를 찾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도 교학사 교과서 선정과정 서류를 살펴보던 중 학생운영위원회가 열리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 할머니는 “역사인식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서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앞서 박지학 청송여고 교장은 “개인적으로 교학사 교과서에는 문제없다고 생각한다”며 “논란을 일으킨 부분은 모두 수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발이 거세지자 박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원한다면 교재를 바꿀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선택한 학교는 교재를 새로 선택한 1794개교 중 파주 한민고와 경북 청송여고 등 단 2곳뿐이다. 그러나 재검토 입장을 밝힌 한민고에 이어 청송여고도 9일 오전 학부모간담회와 학생운영위원회를 열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교학사 교재 채택률이 0%가 될 가능성도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