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2014! 우리가 미래다] ⑨ 귀화 선수 전지희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월드 챔프’ 노리는 女탁구 차세대 에이스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모국인 중국을 반드시 꺾고 금메달을 따겠습니다. 제가 한국으로 귀화한 이유입니다.”

여자 실업탁구 포스코에너지의 귀화선수 전지희(21·사진)는 정상급 실력을 갖추고도 지난 3년간 국가대표에 뽑히지 못했다. 국제탁구연맹(ITTF) 귀화선수 규정에 묶여 태극 마크를 달고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당당하게 태극마크를 달 수 있게 돼 꿈에 그리던 ‘코리안 드림’에 다가서고 있다. 중국 청소년 대표 출신의 전지희는 2008 베이징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당예서(32),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석하정(28·이상 대한항공)에 이어 귀화선수 3대째를 잇는 셈이다. 전지희는 2014 국가대표 상비군 최종 선발전에서 상비군 12명에 이름을 올려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된다. 그는 양하은(20·대한항공)과 더불어 차세대 한국 여자탁구를 책임질 재목으로 통한다.

지난해 12월 국내 최고 권위의 제67회 종합탁구선수권대회 복식에서 우승하고 단식에선 3년 연속 2위에 그친 전지희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왼손 셰이크핸드 전형. 백핸드 드라이브가 주무기인 공격형 선수다. 1m59, 57㎏으로 다부진 체격의 전지희는 “아시안게임은 저한테는 첫 국제대회니까 꼭 금메달을 딸 거예요”라며 새해 포부를 밝혔다.

전지희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 그랜드 파이널(총상금 약 10억원)에 출전한 뒤 13일 귀국해 14일 태릉선수촌에 들어가 대표팀 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지희는 오로지 탁구에만 매달리고 있다. 소속 팀에 있을 때에도 남들보다 밤늦게까지 훈련한다. 2010년 8월 홀로 한국 땅을 밟았을 때 가슴속에 고이 간직한 꿈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못 이룬 월드 챔피언의 꿈을 이룰 겁니다. 아시안 게임은 그 시발점입니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포핸드 공격의 파워를 좀 더 끌어올리면 충분히 세계정상을 노릴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허베이성 랑팡이 고향인 그는 탁구 코치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7살 때 처음 라켓을 잡으며 두각을 나타냈지만 기라성 같은 중국 내 선수들 틈에 치여 국가대표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티엔민웨이라는 중국 이름을 버리고 전지희라는 이름으로 한국 국적을 얻은 것은 탁구에 대한 열정과 희망 때문이었다. 2010년 8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세계랭킹이 100위권이었지만 1월 현재 24위까지 올라왔다. 그동안 기량이 크게 발전했다는 증거다.

한국 말에도 능통한 전지희는 “올해는 아시안게임에 모든 걸 집중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금메달을 따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바치고 싶어요”라고 해맑게 웃었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