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최모(27·여)씨는 명절 때만 되면 쏟아지는 카카오톡 문자 인사가 부담스럽다. 최씨는 “단체 메시지에 일일이 답장하거나 무시하기도 어려워 아예 인사 문구를 복사해 놓고 그때그때 붙여넣기를 해서 전송한다”며 “새해인사도 이제는 인스턴트 식으로 흐르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29일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에 따르면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하루 동안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전송한 메시지는 총 55억380만건으로 집계됐다. 2010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최대 메시지 전송량이었다. 하지만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한 안부 인사를 두고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친척이나 지인을 직접 만나 안부 인사를 묻고 정성스레 연하장을 적어 감사의 뜻을 전하던 것과 달리 ‘영혼 없는’ 명절 인사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대 설동훈 교수(사회학)는 “과거 손으로 쓴 편지가 그림 카드, 음악 카드, 전화, 이메일, 메신저 등으로 변해온 것은 아날로그시대가 디지털시대로 진화하듯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람의 마음과 정성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인 만큼 단체 메시지나 성의 없는 표현, 문장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