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이 ‘1리터 차’라고 주장하는 XL1이 한국도로를 달렸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10일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 앞에서 XL1 공개행사를 갖고 일주일 간 전국 9개 도시를 순회하는 로드쇼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의 XL1은 지난 2002년부터 퍼디난드 피에히 회장의 지시로 개발을 시작했다. 목표는 ‘연료 1ℓ로 100㎞ 거리를 주행한다’는 것. 폴크스바겐은 10년 이상 끌어온 목표를 달성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실제 XL1은 10ℓ의 경유를 채우고 500㎞ 남짓 주행하는 차로 실제 연비는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 10일 서울 광화문에 전시한 폴크스바겐 XL1. 폴크스바겐코리아는 국내 언론사를 모아두고 1리터로 111km를 주행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이다일 기자 |
이 차의 실제 연비도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폴크스바겐은 1ℓ로 100㎞를 주행한다고 밝혔지만 꼼수가 포함돼 있다는 지적이다. XL1은 전기모터와 디젤 엔진으로 주행하는 차로 배터리를 가득 채웠을 때 약 50㎞ 거리를 전기모터로만 주행한다. 이후 디젤 연료를 사용해 누적 주행거리 111㎞까지 달리면 연비가 ℓ당 111㎞가 된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전기 충전까지 연비에 고려해야하지만 배터리는 공짜로 충전했다는 가정이 포함됐고 그마저도 초기 111㎞까지만 연비가 발표대로라며 소비자를 현혹하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 폴크스바겐 XL1은 배터리 방전으로 이날 예정된 주행행사조차 하지 못했다. 일반적인 충전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보험사 긴급출동까지 부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사진=이다일 기자 |
폴크스바겐의 XL1 역시 높은 연비의 차를 바라는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27마력(20kW)의 전기모터로 초기 50㎞까지 주행하고 나머지 거리를 1ℓ의 경유로 달리면 총 111㎞를 달린다는 엉뚱한 계산이다.
폴크스바겐코리아에 확인한 결과 이 차는 “10ℓ의 경유를 가득 채우면 최소 500㎞를 주행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를 연료효율로 환산하면, 즉 연비는 경유 1ℓ당 50㎞ 주행이다. 리터당 50㎞ 역시 높은 연비는 틀림없지만 2명이 탑승하고 무게를 795㎏으로 낮춰 극단적으로 제작했으며 탄소섬유를 적용해 가격이 1억원을 훌쩍 넘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일도, 신기술도 아니다. 연비 또한 국내 기준 복합연비가 아니고 유럽에서 측정한 것도 고려해야한다.
이 같은 사실을 외면하고 단지 ‘1ℓ로 111㎞를 달리는 차’ 혹은 ‘높은 연비와 기술을 갖춘 미래의 차’라고 알리는 일은 폴크스바겐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해보려는 작은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