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에서 일하는 회계사가 줄어들고 있다. 경영실적 악화와 회계감사 부실에 대한 비판 여론 확산, 격무 등 회계법인 근무 여건이 악화하면서 기업행을 택하는 회계사가 많아져서다.
17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 등에 따르면 공인회계사회 회원 중 ‘휴업’중인 회계사는 지난해 말 5439명으로 전체 1만6605명의 32.8%를 차지했다. 공인회계사회에서 휴업으로 분류하는 회계사는 회계법인에 소속하거나 개업한 회계사가 아닌 일반 기업체나 금융회사, 금융감독원 등에 소속된 경우다. 이들을 공인회계사로서 회계감사 업무를 하지 않기때문에 ‘휴업’으로 분류한다. 휴업 중인 회계사는 지난 2010년 말 4312명에서 2011년 말 4821명으로 11.8% 늘었고 2012년 말 5086명으로 늘어났다.
회계법인, 개업보다 기업행을 택하는 회계사가 늘어나는 건 회계법인 입지가 좁아지는 추세 때문이다. 회계업계에서는 특히 5∼10년차 젊은 회계사가 격무 등을 이유로 회계법인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해까지 결산기가 3월 말이었던 증권사가 지난해말부터 대거 12월 결산으로 변경하는 등 기업 결산기가 12월말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회계법인 업무량이 폭주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대형 기업 한해 결산감사를 1∼2명의 회계사가 며칠 만에 마쳐야 하는일도 있어 감사의 품질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업계 내부로부터 나오고 있다. 또 회계법인은 최근 부실감사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엔 쌍용자동차 근로자 대량 해고 사건에서 법원이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의 회계감사 보고서가 사실상 왜곡 조작됐다는 점을 인정해 큰 파문이 일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밖으로부터는 비난을 받고 내부에선 격무에 시달리는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젊은 회계사들이 회계법인을 떠나 다른 영역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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