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 사람 서긍이 ‘고려도경’에서 고려인의 식습관을 관찰하고 적은 내용이다. 지금도 바닷가 근처에 살지 않으면 잘 모르는 ‘거북손’까지 적어놓은 것을 보면 꽤 열심히 살펴봤던 모양이다. 고려 사람들이 해산물을 좋아했다는 것은 물속에서 발굴된 ‘목간(木簡)’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방에서 당시 서울인 개경 혹은 강화도로 바닷길을 통해 올려보낸 화물들을 기록한 목간에는 다양한 어패류가 등장한다. 문화재청 임경희 학예연구사는 최근 발표한 논문 ‘해양 발굴 문자 자료, 고려시대 연구의 새로운 지평’에서 목간처럼 문자가 적힌 수중 유물을 통해 접하게 되는 고려인들의 일상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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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내용을 기록한 목간 |
목간은 배에 실린 물건을 기록한 화물표로서 화물의 수취인, 발송인, 종류, 수량이 적혀 있다. 먹거리 화물 중에 두드러진 것이 어패류였다. 특히 젓갈류가 많았다. 생선, 게, 생선알 등을 이용한 것으로 운송의 편리성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임 연구사는 “젓갈은 신라시대부터 폐백 품목으로 나타나며, 고려시대에도 많이 먹었다”고 적었다. 청어, 전어, 갈치, 고둥, 피조개, 농게 등 어패류의 뼈나 껍질이 함께 발굴돼 당시 해산물의 인기를 가늠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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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돌로 만든 장기알 |
강구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