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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추기경의 정의구현사제단 비판은 번역상 오류" 천주교 긴급 진화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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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이 이탈리아로 떠나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교황 알현에 함께 할 함제도 신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임식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에 머물고 있는 염수정 추기경이 바티칸 일간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와 인터뷰(현지시간 20일)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을 강하게 비판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자 한국천주교 서울대교구가 21일 긴급히 해명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섰다.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로세르바토레로마노 기자가 “정의구현사제단은 군사정권하에서 독재에 저항하여 1974년 만들어졌다. 당시 정권은 시민들의 권리와 교회의 다양한 활동을 방해했고, 사제단은 이러한 정권의 억압에 저항했다. 오늘날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제단은 정치하는 이들의 방해가 되고 있다”라고 묻자, 염 추기경이 “나는 그 사제들이 언급한 바가 완전히 비이성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서울대교구가 녹취록을 확인한 바에 따르면 기자는 “정의구현사제단이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데, 이탈리아 국민들은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다. 염 추기경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질문했으며, 이에 대해 염 추기경은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도에서 “사제들이 언급한 바가 완전히 비이성적”이라고 표현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뷰 당시 기자가 여러번 반복하여 “정의구현사제단을 파문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질문했고, 염 추기경은 “나는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도 나의 사제들이다."라고 대답했으며, 기자가 다시 “그럼 사제단은 해체해야 할까, 아니면 어떤 식으로든 변화해야 하나?"라고 계속해서 질문하자, 염 추기경은 “그분들도 교회를 사랑하며 어려운 사람들, 고통 받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라고 답했는데, 이 부분은 기사에서는 누락됐다고 한다.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섭 신부는 “영어로 진행된 인터뷰를 기자가 이탈리아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상당부분 잘못 표현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로세르바토레로마노의 인터뷰 기사는 상당부분 실제 발언 취지에서 왜곡되거나 다르게 표현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