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흥인지문 앞. 맑은 날씨에 관광객들이 흥인지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정작 흥인지문에 관한 설명을 읽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특히 설명문 하단에 위치한 QR(Quick Response·퀵 리스폰스)코드를 사용해 정보를 얻는 사람은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QR코드는 정사격형 모양의 흑백 패턴을 스마트폰 등으로 확인해 관련 동영상이나 사진, 문서 등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한다.
이날 흥인지문을 둘러보던 중국인 관광객 왕치제(24·여)씨에게 QR코드를 통해 검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자 문화재청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가 화면에 나타났다. 왕씨는 “정보가 많은 것은 좋지만 일일이 접속하는 것은 불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각종 공공기관에서 도입한 QR코드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QR코드 홍보가 부족할 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해 검색만 하면 나오는 정보들을 번거롭게 QR코드로 확인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3일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2012년부터 문화재 정보를 QR코드를 통해 알리고 있다. 총 1만여점의 지정문화재 가운데 무형문화재 등 QR코드 삽입이 어려운 문화재를 제외하고 약 3000여점에 QR코드를 넣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까지 2800여점의 문화재 안내판에 QR코드를 추가했다.
하지만 실제 문화제 안내 표지판에서 QR코드를 찍어 보는 사람은 드물다. 문화재청 담당자는 “최근 QR코드의 유행이 지나 앞으로 증강현실 등 다른 방법으로 문화재 정보를 알리려 한다”며 사실상 QR코드 사업이 실효성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QR코드 사업에 투입된 비용은 약 500만원으로 비용상 크게 무리가 가는 사업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문화재청 외에도 각 부처나 지자체, 경찰 등도 QR코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되는 경우는 적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QR코드보다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하는 편”이라며 “QR코드 사용자가 적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전에 사용한 사람들이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QR코드 활용을 중단했다는 한 홍보업체 관계자는 “QR코드는 유행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최근 홍보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고 봐 사용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