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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vs 세입자, '곰팡이'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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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회사 근처에 보증금 100만원에 월 30만원의 원룸을 1년간 계약했다. 그런데 처음엔 외관상 별 문제가 없던 원룸 벽에서 곰팡이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곰팡이가 벽 절반 이상을 뒤덮었다.

A씨는 “방은 물론 신발장까지 곰팡이가 확산됐고, 이 곰팡이로 인해 감기는 물론 피부염까지 생겼다”며 “집주인에게 항의를 했더니 이건 내가 환기를 제대로 시키지 않아 이렇게 된 것이라고, 책임을 되레 내게 떠넘겼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집주인에게 방을 빼겠다는 얘기를 했지만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 안돼고, 대신 벽지를 새로 해주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면서 “집주인이 이사를 가고 싶으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 놓고 나가라면서 되레 큰 소리를 쳤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A씨는 이전 세입자가 납부하지 않은 전기세와 가스비 등의 공과금도 납부했다. A씨는 “보증금 반환을 계속 거부하면 집주인을 소비자보호원에 신고를 하겠다고 했더니, 비아냥 거리며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이었다”며 “내가 이 집에서 도저히 못살 것 같아 짐을 빼긴 했지만 보증금을 정말 날리는 것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너무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집주인, 수선관리 의무 있어…이를 어길시 임대차계약 해제 가능

이런 경우 전문가들은 집주인이 책임을 져야 하지만, 소소한 수리 비용은 세입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말한다.

윤정웅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는 “이런 경우 집주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집주인은 세입자가 집을 원만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수선관리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주인이 이를 어길 시 임대차 계약 해제사유가 될 수 있다”며 “곰팡이 사진 등을 첨부해 집주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고, 곰팡이 제거 등 전반적인 집 수리 요구한 뒤 그래도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계약해제 통지문을 발송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 소소한 하자 보수는 세입자 부담

하지만 사소한 하자 보수 비용은 세입자가 부담해야 한다. 법조계 또 다른 관계자는 “민법상 집주인은 건물의 사용에 필요한 수선을 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건물의 모든 하자를 집주인이 수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별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고칠 수 있을 정도의 사소한 것은 집주인이 수선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만 제대로 건물을 수선하지 않아 세입자가 계약에 의해 정해진 목적에 따라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면, 집주인이 그 수선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집주인의 수선 의무는 특약에 의해 이를 면제하거나, 세입자의 부담으로 돌릴 수 있다”면서도 “대파손의 수리, 건물의 주요 구성부분에 대한 대수선, 기본적 설비부분의 교체 등과 같은 대규모 공사비용은 집주인이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 세입자가 임차료 지급 거절은 물론, 감액 청구도 할 수 있어

그렇다면 집주인이 계속해서 주요 하자물에 대해 수리를 해주지 않을 경우 세입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집주인의 수선의무 불이행에 대해 세입자는 손해배상 청구권과 해지권이 있다”며 “임차료 지급의 거절 또는 감액청구권도 발생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