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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 서임 감사미사 ‘은혜-경건의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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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님은 교회가 평화와 화해의 도구되길 희망" 염 추기경 강론서 밝혀

염수정 추기경
“성당 바깥에서 미사를 보시는 신자들도 덜 추울 수 있게 따뜻한 날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바티칸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 참석하고 지난 달 27일 귀국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4일 오후 2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첫 서임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비교적 따뜻한 날씨였던 이날 오후, 염 추기경은 미사를 봉헌하기에 앞서 좋은 날씨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 인사를 바쳤다.

한국 천주교 주교단과 공동 집전으로 봉헌한 이날 감사미사에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모철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교육문화수석,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심재철 국회가톨릭신도의원회 의원,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등 각계 인사와 신자 등 2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미사는 야외 스크린을 통해서도 생중계됐으며, 성당 마당과 문화관 코스트홀 등을 가득 채운 신자들은 염 추기경의 서임을 기뻐하며 상기된 표정으로 미사에 참례했다.

미사는 사제단 입당으로 시작돼 본기도, 독서 및 복음, 강론, 봉헌, 영성체 집례 등 순으로 시종 엄숙하고 경건하게 진행됐다. 미사에서 염 추기경의 역할은 그리 많지 않았고, 각기 소임을 맡은 사제들이 등장해 성서 봉독과 문답 등 다양한 의식을 일사분란하게 분담해 한편의 오케스트라를 감상하는 느낌이었다.

염 추기경은 미사 중 강론을 통해 “한 일간지를 통해 읽은 정호승 시인의 서임 축하글을 읽고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시인께서는 제가 남대문시장이나 지하철이든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아버지처럼 살기를 바라신다고 했다. 그 말은 바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그들이 있는 그 자리에 함께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부족하지만 노력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염 추기경은 서임식에서 교황이 훈화한 내용을 언급하며 “교회가 평화와 화해의 도구가 되는 것이 이번 추기경 서임식에서 훈화를 통해 보여주신 교황님의 메시지라 생각한다. 우리들도 이 길에 동참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교회가 평화의 도구가 되기 위해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조금이라도 치유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기위해 교회는 더욱 더 많은 사랑을 지니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더 돌보고 주님을 닮은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제단이 도열해서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명동 성당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염 추기경은 “한국 천주교의 자랑인 순교자들은 자신을 박해하던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모진 고문과 죽음 앞에서도 신앙을 증거 했다. 저도 순교를 뜻하는 추기경 복의 진홍색 의미처럼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미사를 위한 입당에 앞서 도열된 사제단은 잘 훈련된 군대 사열을 연상케 했다. 사제단은 모두 흰색의 복장을 하고 있었고, 맨 앞쪽에는 신부가, 다음에는 주교, 대주교 등 순으로 열을 지어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마지막에 염 추기경이 왕관 형태의 주교관을 쓰고 한 손에 목장을 짚으며 뒤를 따랐다. 마당에 있던 신자들은 추기경의 모습이 보이자 너도나도 큰소리로 “추기경님 사랑합니다!”를 연호했다. 여기저기서 카메라 후레쉬가 수도 없어 터졌다. 경건하고 은혜스런 의식과 합창, 강론 등을 지켜보노라니 1시간 30분 가량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