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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하면서 쿨한 달콤한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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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좋은 도시’ 부산 온천 & 스파 여행
370만명이 몰려 산다는 부산은 그 규모도 대단하거니와 이미지도 워낙 중층적이어서 여행지로서의 특징을 한두 단어로 압축해 말하기는 어렵다. 부산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명소가 즐비하고, 또 그것들이 비춰 내는 스펙트럼은 다양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우리가 자꾸 간과하게 되는 사실 하나가 이곳이 오래된 온천 도시라는 점이다.

부산은 삼국시대부터 물좋은 온천으로 이름난 지역이었다. 최근에는 온천수를 이용해 건강·미용 시설을 갖춘 현대식 스파도 많이 생겼다. 특히 부산에는 해운대, 광안리 등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특급 전망을 자랑하는 야외 온천·스파가 여럿이다. 이른 봄 바닷바람에는 아직 찬기운이 남아 있다. 이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뜨끈한 노천탕에 몸을 담그는 휴식은 상상만으로도 달콤하다. 여기에 눈앞에 푸른 바다까지 펼쳐지면 몸과 마음이 더할 나위 없이 상쾌해진다.

부산에는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바다를 내려다 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노천탕이 많다. 해운대 해변에 자리한 파라다이스 호텔의 야외 온천탕인 ‘씨메르’.
# 15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동래온천

부산에는 온천이 서너 곳 있는데, 우리 귀에 가장 익숙한 곳은 동래온천이다. 동래온천은 1970년대만 해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온천이었고, 신혼여행지로도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전국에 새로운 온천이 속속 개발되고, 워터파크라고 불리는 대형 온천수영장에 사람들이 몰리며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다.

심기일전한 동래온천은 2009년부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진입로를 넓히고 노천족탕 등 각종 편의시설을 확충해 나갔다. 옛 영화를 되찾기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조금씩 이곳을 찾는 외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동래온천은 문헌에 등장하는 가장 오래된 온천이다. 삼국유사에는 신라 신문왕 2년(682년)에 충원공이라는 재상이 동래에서 온천욕을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동래온천은 부산의 진산(鎭山)인 금정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금정산 산행에 이은 동래온천 목욕은 부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여가활동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동래온천의 10여개 온천탕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동시에 3000명을 수용한다는 ‘허심청’이지만, 나이 지긋한 부산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곳은 ‘금천탕’이다. 원탕에서 가까워 수온이 가장 높고 다른 물은 일절 섞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동래온천에는 무료 노천 족욕탕이 두 곳 있다. 주로 나이 지긋한 동네 노인들의 사랑방처럼 사용되지만, 여행 온 사람들이 잠시 들러 피로를 풀기에도 그만이다. 

광안리 해변에 자리한 ‘아쿠아 팰리스’의 찜질방 휴게실.
# 해운대 바다가 펼쳐지는 야외 스파

해운대 해변에도 동래 못지않게 오래된 온천이 있다. 해운대 온천 역시 신라 진성여왕이 즐겨 찾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온천지구는 해변 중간쯤에 있는데, 이곳에는 해운대 최고의 명소로 손꼽히는 파라다이스 호텔의 야외스파 ‘씨메르’가 자리하고 있다. 기왕에도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노천 온천탕이 있었으나, 대대적으로 확장공사를 벌여 2년 전 새로 문을 열었다. 이곳 노천탕에 앉으면 해운대 바다와 온천이 바로 연결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바다를 품안에 안을 수 있는 야외스파가 제법 되지만, 그중 최고의 전망과 정취를 자랑하는 곳이 바로 해운대의 ‘씨메르’다. 너른 해변이 한눈에 들어오고, 우아한 자태의 해송과 멀리 보이는 마천루가 어우러지는 정경은 한폭의 풍경화처럼 아름답다.

해운대 해변 초입인 센텀시티 지역에서도 수년 전 신세계 백화점을 지으며 새로운 온천이 발견됐다. 이곳에 온천탕과 스파와 찜질방을 갖춘 ‘스파랜드’가 들어섰는데, 쾌적하고 고급스런 시설로 서울에까지 명성이 자자하다. 그래서 여성들 사이에서는 씨메르나 스파랜드는 부산 여행의 필수코스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태종대가 자리한 영도에도 10여년 전 태종대 온천이 개발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산 곳곳에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찜질방도 들어서 있다.

해운대 달맞이 언덕에 자리한 ‘베스타’의 찜질방 휴게실에서는 전면 통유리 밖으로 해운대 전경이 펼쳐지고, 옥상에는 노천탕이 설치돼 있다. 광안리의 ‘아쿠아 팰리스’도 수영장과 찜질방 휴게실 벽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광안리 앞바다와 광안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올해도 벌써 세 번째 달에 접어들었지만, 신체 리듬이나 계절 순환으로 보면 한 해의 시작은 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3월의 여행에는 새 기분으로 새 봄을 맞겠다는 의미를 담는 것도 좋겠다. 부산에는 이름난 산도 있고, 해안절벽을 잇는 걷기 코스도 잘 정비돼 있다. 남쪽 바다에 일렁이는 봄바람을 맞으며 트레킹으로 땀을 낸 후 온천욕으로 심신을 개운하게 하는 것도 신춘의 여정으로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부산=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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