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안에서 이동수단은 의외로 많다. 도시마다 특색이 있는 것 또한 재미있다. 클래식카 택시와 ‘코코탁시(Coco-taxi)’라 불리는 택시가 있다. 코코탁시는 큰 도시에만 있는 교통수단으로, 타 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노란 모양의 귀여운 코코탁시는 일반 택시보다 요금이 저렴하고 흥정을 할 수 있다. 물론 일반택시도 미터기가 없기에 흥정을 해서 타지만 코코탁시는 1000∼2000원이면 탈 수 있다. 문이 따로 없는 코코탁시는 시원한 바람을 맞기에도 참 좋다.
![]() |
| 모양새가 특이한 코코탁시. |
![]() |
| 바라데로 투어버스는 런던의 빨간 2층버스를 생각나게 한다. |
바라데로에는 이런 버스 말고도 일반 쿠바인이 이용하는 이동수단이 있다. 바로 마차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이 마차는 잘 살펴보면 관광객만 태우는 것과 일반 쿠바인을 태우는 것으로 구분된다. 그 요금 또한 열 배 이상 차이가 난다. 관광객을 태우는 마차는 원하는 곳 어디든 데려다 주고, 일반 마차는 지정된 코스만 다닌다. 비아술 버스터미널에 표를 예매하러 갈 때도 일반 마차를 타고 갔다. 한두 번 이용해 보니 일반 마차가 재밌고 좋았다. 쿠바 아줌마들은 한없이 친절하고 푸근하다. 비아술까지 데려다 주기도 하고, 일반 마차를 타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 |
| 관광객만을 태우는 마차는 일반 마차와 열 배가량 요금 차이가 난다. |
![]() |
| 일반 쿠바인들이 타는 마차는 바라데로의 시내 교통수단이다. |
그나마 나를 웃게 만들어 준 마지막 그의 조언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가 내려준 곳은 좋은 해변을 끼고 있는 리조트였는데, 그 해변에는 그 리조트에 묵는 사람 아니면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는 그 해변에 가는 길을 알려줬다. 넝쿨로 된 숲에 개구멍처럼 만들어진 문을 가리키며 그곳으로 들어가란다.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왔다.
![]() |
| 마차를 타고 가는 동안은 쉼없이 풍경 변화가 있다. |
투어 이층버스를 타고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현실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그래도 재밌는 구경이고, 경험이었다. 나는 이 마을이 편하고 좋다. 걸어 다녀서 힘들어도 이곳이 사람 사는 곳이라 정감이 간다. 다음 도시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표를 예매해 놓은 상태라서 바라데로 끝까지 구경을 해본 것뿐이다. 바다로 향한 끝을 가봤다면 반대편 끝도 가봐야지 하는 생각에 그곳까지도 가 본다.
![]() |
| 손수 만든 그물망으로 게를 잡아서 좋아하는 현지인. |
바라데로에서의 하루는 길게 느껴진다. 수영을 하고, 집에 돌아와 씻고, 나가서 밥을 먹고, 다시 돌아와 낮잠을 자고 다시 나가도 해가 떠 있다. 여행자들에게 쉼터를 제공한 바라데로를 뒤로하고 다음 갈 도시는 ‘트리니다드(Trinidad)’다. 트리니다드에 가기 전에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다시 여행자 모드로 돌아가기 전날은 고요하게 노을을 보며 밤을 기다렸다. 바다와 노을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 조합인지 새삼 느낀다. 노을을 삼켜버리는 저 넓은 바다를 보며 질투를 느낄 정도다. 짙은 어둠이 내릴 때는 이미 술병이 바닥났다. 노을에 취한 건지 알코올에 취한 건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와 내일의 트리니다드를 기대하며 잠이 든다.
강주미 여행작가 grimi79@gmail.com
<세계섹션>세계섹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