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는 당시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중국인 조씨의 북한 통행증을 입수해 얼굴 사진만 바꿔 북한을 출입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유씨는 간첩사건 의혹으로 2013년 초 검찰 조사를 다시 받게 되자 ‘유가강’이라는 이름으로 북한과 중국을 오갔다며 과거 진술을 번복했다.
수사 초기 공안당국은 원래 진술 등을 근거로 유씨가 ‘조○○’라는 이름의 북한 출입 통행증을 하나 더 갖고 있다고 의심했다. 알려지지 않은 이름으로 북한을 오가며 북한 내 흔적을 감쪽같이 감출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씨의 중국 거주 친인척도 “유씨가 조씨 이름으로 통행증을 발급받은 다음 거기에다 사진을 바꿔 북한에 들어갔다”고 우리 공안당국에 말해 이 같은 의심을 뒷받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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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피고인 유우성씨가 15일 서울 서린동 청계광장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이 주최한 ‘국정원과 검찰의 간첩 증거조작 사건 설명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
국정원의 대공수사에 대한 중국 정부의 거부감도 당시 수사에서 진전을 보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중국 측의 비협조 때문에 유씨를 포함한 여러 건의 대공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유씨가 만일 조씨 이름의 통행증으로 북한을 드나들었다면 북한 보위부 측에서 이런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초기부터 봉쇄된 사실이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조성호·박현준 기자 com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