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박근혜 대통령이 제1차 규제개혁 장관회의 겸 민관 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끝장 토론’ 방식으로 열고 TV를 통해 생중계까지 한 것은 강력한 ‘실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역대 정부처럼 규제개혁에 실패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담고 있다. 경제성장의 걸림돌인 규제를 반드시 혁파해 경제활성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 정부가 복지공약 등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들이지 않고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으로 규제개혁만큼 좋은 수단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 경제규제 최소 20% 감축 등 정부의 다양한 규제개혁방안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박근혜정부의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달성,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 청사진 달성에도 청신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원수리’식 규제완화, 좋은 규제 철폐 등 부작용을 경계하는 경제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정부는 지난해 2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현장대기 프로젝트인 ‘산업단지 내 녹지에 공장 증설’의 투자효과를 5조원으로 분석했다. 이번 끝장 토론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제기된 수많은 규제와 정부가 밝힌 경제분야 규제 중 2200개가 2017년까지 풀릴 경우 투자효과는 수백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 경제 전문가는 “자동차 튜닝산업과 액티브엑스(Active X), 공인인증서, 항만배후단지 제조업체 입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규제가 철폐될 경우 창업과 생산이 일어나 수백조원의 투자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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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을 시민들이 서울역 대합실에서 TV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규제개혁 성공 여부는 공무원에게 달려 있다”며 공직사회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제원 기자 |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개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부작용을 경계했다. 규제 완화를 책임질 기구와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아 이번 회의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얘기했듯이 규제 강화와 완화의 균형이 필요한데, 이를 다룰 기구와 구성원이 정부와 대통령의 뜻만 잘 따르는 사람들로만 채워질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규제를 풀면 단계적으로 경제가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개혁에 균형감을 주문했다. 일방적으로 완화에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규제는 누군가에게 이익이면 누군가에겐 비용”이라며 “투명성·책임성 있는 기구와 절차를 통해 좋고 나쁜 규제를 가려내 개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03년 카드 대란도 규제개혁위원회가 길거리 모집 규제를 풀어서 발생한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김 교수는 “대통령이 전체 규제 중 몇 개나 알고, 장관들은 또 몇 개나 알겠느냐”며 “모든 부처의 업무를 두루 살피면서 규제를 완화하고 보완하는 기구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투명성과 결과에 대한 책임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이 문제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규제 자체를 암덩어리로 보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규제 완화로 경제가 좋아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저축은행 사태가 그렇다”면서 “규제를 풀면 부작용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지방선거라는 중요한 정치일정을 앞두고 이해관계 집단을 불러서 소원수리하듯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박찬준·우상규 기자 skyland@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