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위조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국가정보원 권모(51) 과장이 자살을 기도해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 국정원 협력자 김모(61·구속)씨가 지난 5일 자살을 시도한 계기로 탄력을 받던 검찰수사가 이번 일로 또 국면이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권 과장이 입원 중인 서울아산병원의 응급의학과 유승목 교수는 24일 브리핑을 통해 “환자는 회복이 안 되고 위중한 상태”라며 “의식불명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권 과장은 지난 22일 오후 1시33분쯤 경기도 하남시 하남대로(옛 신장동) 한 중학교 앞에 주차된 싼타페 승용차 안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차량 조수석 바닥에는 철제 냄비 위에 재만 남은 번개탄이 놓여 있었다. 발견 즉시 강동경희대병원으로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아산병원으로 옮겨졌다. 국정원이 권 과장의 신병을 보호하고 있다.
권 과장은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34)씨의 간첩 혐의 입증을 위한 위조 의혹 문서 입수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19∼21일 세 차례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는 21일 조사를 받다가 담당검사에게 수사방식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나간 뒤 유서를 남겨 놓고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과장은 “외부 세력이 국정원을 흔들고 있다”는 요지의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