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무인항공기… 北 정찰기 가능성

北 해상포격 뒤 백령도 추락
파주 발견 기체와 형태 유사

백령도에 추락했던 정체불명의 무인항공기는 북한군의 정찰용 무인기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한 소식통은 1일 “어제(31일) 오후 4시쯤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항공기 1대는 북한에서 내려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추락한 원인은 조사 중으로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락한 무인기에는 항공촬영이 가능한 일제 디지털 카메라가 장착돼 있었으며 백령도 주둔 군 부대 사진이 찍혀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백령도는 항공 촬영과 항공기 출입이 제한된 군사 기밀 지역이다.

해당 무인기는 군의 스텔스기처럼 삼각형 모양으로 비행 간 위장을 위해 하늘색에 흰색 구름무늬를 덧칠하고 있다. 또한 좌표 입력으로 비행 뒤 착륙지점을 찾아와 낙하산을 펼쳐 착륙하는 방식을 갖추고, 동력으로 배터리가 아닌 엔진을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군이 어제 서해 NLL 이남에 발사한 100여발의 포탄에 대해 우리 군이 300여발 대응사격을 하는 움직임을 정찰할 목적으로 무인기를 띄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2010년 8월9일에도 서해 NLL로 해안포 110여발을 발사한 뒤 저녁 무렵 무인기를 띄워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을 정찰한 전례가 있다.

정부의 다른 소식통은 “백령도에서 수거한 무인항공기의 엔진은 일본산, 각종 부품은 중국제품으로 제작됐다”면서 “길이도 파주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2∼3m이고 소형 카메라도 달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관계당국은 지난달 24일 파주의 한 야산에 추락한 무인기가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형체가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당시 파주에서 수거한 비행체의 카메라에는 비행금지구역인 청와대와 서울시 상공의 모습이 찍혀 있어 국가주요시설에 대한 보안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김선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