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부과학성은 4일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를 열고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초등학교 5, 6학년 사회 교과서 4종(8권) 전부를 합격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초등학교 5, 6학년 사회 교과서 4종 모두 지도에 독도를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라고 표기하고 독도 왼쪽에 선을 그어 일본 영토로 포함시켰다. 이 교과서는 내년부터 일선 학교에 사용돼 모든 5, 6학년생이 예외없이 왜곡된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배운다.
대신 일본은 여전히 부끄러운 과거사를 외면했다. 일본군 위안부는 ‘성의 문제’라는 이유로 2010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일본 제국주의의 신호탄이었던 청일·러일전쟁도 ‘구미의 지배로 고통받는 아시아 국가에 용기를 줬다’고 미화됐다.
日 대사 불러 강력 항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강화된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 등과 관련해 초치된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왼쪽)가 4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용 제1차관과 면담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이에 우리 외교부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은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엄중히 항의하고 우리 정부 입장을 담은 외교문서를 전달했다. 정부는 또 다음 달 초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중국 하얼빈 소재 안중근의사 기념관에 참배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불과 3주 전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고 공언했다”며 “그러고서도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제국주의 침탈 역사를 왜곡·은폐하는 교육을 한다면 이는 스스로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고 미래세대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는 우를 범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도 일본에 대해 역사와 영토 도발을 중지하라며 강력 경고했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교과서에서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일본 영토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 “일본은 침략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해야 하며 중국의 영토 주권을 훼손하는 모든 행동을 중지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김청중 기자, 도쿄=김용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