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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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위협 안 되지만 강력한 억제력 필요"

전문가들 “정부 대응 우왕좌왕” 비판
북한제로 추정된 무인기가 발견된 이후 3주 가까운 기간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무인기 공포’라 불릴 만큼 과도한 반응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무인기 과민 반응과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지적하면서 강력한 대북 억제력 제고를 주문했다.

이희우 충남대 군수체계종합연구소장은 “무인기 발사는 북한에서 한 것으로 보이지만 무인기에 대한 공포는 우리가 만들었다”며 “정부도 무인기에 대해 막연한 공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 연구소장은 “북한 무인기의 10년 후 모습이 우리나라고, 우리나라의 10년 후 모습이 미국이나 이스라엘”이라며 “마치 이번 무인기가 스커드 미사일처럼 대단한 위협으로 착각하고 있는데, 방공망이 뚫린 것은 문제지만 실제 이번 북한제 추정 소형 무인기는 정찰이나 타격 능력 등 군사적으로 거의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무인기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우리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도 “이번 무인기 사태는 정부가 국민에게 알리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며 “국민들은 무인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포가 재확산될 수 있음에도 정부가 무인기 위협 평가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공포감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무인기가 위협이다, 아니다를 먼저 판단하고 어느 정도의 위협인지에 대한 분석이 보이지 않았고 정부의 논리도 없었던 것 같다”며 “일단 뚫렸으니까 외제 첨단 장비를 도입하고 보자는 식의 대책이 나오는 부분들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다양한 방식의 도발을 해오고 있지만 현재 우리는 방어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북한의 오판을 막고 전쟁을 막기 위해서 우리도 단순히 방어전략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심장부를 흔들 수 있는 강력한 억제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