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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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남은 가족들도 고통…돌봄지원 강화

자원봉사자가 집에 찾아가 도시락배달·청소·빨래
 '세월호 참사'로 실종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가 대부분 진도에 머물면서 집에 홀로 남겨진 노인들과 어린 학생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안산시 통합재난심리지원단이 집에 찾아가 대화를 나누며 음식을 제공하고 있지만, 큰 정신적 충격에 빠진 이들은 제대로 밥도 먹지 않은 채 자책감까지 느끼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원단이 23일 파악한 안산 집에 남은 실종자 가족은 초중고 학생 141명과 노인 7명 등 총 148명 가량이다.

실종자가 사망자로 확인되면서 매일 이 숫자는 바뀐다.

부모 대부분이 진도로 가면서 집에 남을 수밖에 없었던 이들은 현재 심리지원단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매일 이들의 집을 찾아가 말을 붙이며 트라우마에 빠지지 않도록 세심히 챙기고 있다.

또 빨래와 청소도 해주고 저녁과 다음날 아침에 먹을 도시락을 매일 배달하고 있다.

22일에는 26명의 학생과 노인들이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웠고, 23일에는 50명에게 100개 도시락을 전달했다.

그러나 사고가 난 뒤부터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들을 만나고 온 자원봉사자들이 전하고 있다.

박영혜 안산시 건강가정지원센터장은 "집에 홀로 남은 아이와 노인들은 죄책감에 빠져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이분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집에 남은 실종자 가족이 신청하면 심리지원단이 곧바로 자원봉사자를 파견해 돌본다.

심리지원단은 고대 안산병원과 장례식장 내 심리상담 부스에서 가족 돌봄 지원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