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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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계 ‘신의 직장’ 코스콤 11개월 ‘경영 공백’ 벗어나나

사장공모에 13명 도전… 3명 압축
관료 출신·IT 전문가 등 몰려
증권전산을 담당하는 금융기관인 코스콤의 신임사장 공모에 13명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콤은 높은 연봉, 후한 복지로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3대 증권유관 기관 중 하나이며, 이곳 사장은 정부 입김이 작용하는 자리로 통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콤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가 23일까지 사장 후보 원서를 접수한 결과,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9명이 응모했고 4명은 직접 원서를 냈다. 증권가에서는 사추위가 이날 사장 후보로 3명을 압축한 것으로 추정됐을 뿐 면면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부터 금융 공공기관 수장 선임이 ‘관치금융’과 ‘낙하산’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탓에 하마평조차 돌지 않는다.

후보로는 코스콤 임원 출신과 관료 출신, 오랫동안 기업에 몸담은 정보기술(IT) 전문가 등이 거론된다. 코스콤 출신 중에는 김광현·정연태 전 사장, 박종일 전 전무, 마진락 전 경영전략본부장이 꼽힌다. 김 전 사장은 2008년부터 코스콤을 이끌었으나 코스콤이 발주한 공사와 관련해 뇌물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2010년 물러났다. 김 전 사장은 4년간의 재판 끝에 지난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직전 사장에 선임됐던 정씨는 한국멀티넷 사장 시절 떠안은 부채들에 대해 법원에서 개인파산 신청과 면책 신청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취임 6일 만에 사임했다.

코스콤 내부 출신인 박 전 전무는 퇴직 후 IBK시스템 사장으로, 마 전 본부장은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전문위원으로 근무하다 물러난 상태다. 이명박정부 출신 김철균 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은 원서를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콤은 오는 30일 서류심사를 통과한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5월8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장 선임을 완료할 계획이다. 우주하 전 사장이 지난해 6월 사의를 표명하고 같은 해 11월 자리에서 물러난 점을 고려하면, 코스콤은 11개월 만에 ‘경영 공백’을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