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3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해 청와대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에 가로막혔다.
이후 폴리스라인 바깥에 앉아 자리를 지키던 유가족들은 오전 4시15분쯤 희생된 아이들이 배 안에서 마지막으로 찍은 동영상 5편을 프로젝트 화면을 통해 틀었다.
동영상 속에는 여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나란히 앉아 외부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이 담겼다.
동영상 속의 한 여학생은 "배가 거의 수직 상태에 있다. 롤러코스터 위를 올라갈 때보다 더 짜릿하다"며 "부디 한 명도 빠짐없이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도록 기도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일제히 탄식했고 이어 울음소리도 높아져갔다. 한 여학생의 얼굴이 크게 비치자 한 아버지는 "내 딸이네 내 딸. 나랑 통화했을 시간이네"라며 흐느꼈다.
이어 한 여학생이 급경사로 기울어진 갑판 위를 올라가려다 미끄러지는 장면이 나오자 유가족들은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한 아버지는 "이렇게 비참한 현실과 차디찬 바다 속에서 학생들은 시신으로 돌아왔다"며 "기다리라는 말만 듣다가 차디찬 시신으로 돌아왔다"고 울먹였다.
또 유가족 어머니 중 한 명은 "내 딸은 생일날 장례를 치렀다"고 악에 받친 소리를 질러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한편 유가족 중 한 명은 해당 동영상 중 한 편이 "저녁 6시38분에 촬영된 것"이라며 "아침에 사고가 났는데도 저녁 때까지 한 사람도 잠수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월호는 사고 당일인 지난달 16일 오전 11시15분쯤 선수 일부분만 남기고 선체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유가족의 주장대로 동영상이 오후 6시38분에 촬영됐다면 배가 침몰하고 난 뒤에도 승객 중 일부는 7시간 이상 살아있었던 것이 된다.
하지만 배가 완전히 바다 안에 잠긴 상황이라고 하기에는 화면이 환하고 햇볕으로 추측되는 밝은 빛도 보여 아직 이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지는 않았다.
또 사고 당시 시각으로 보이는 동영상 파일의 이름도 '20140416_085033'과 '20140416_085603', '20140416_093754', '20140416_094149' 등인데 이는 이날 오전 8시50분~9시41분으로 보여져 아직 섣부르게 판단할 수는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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