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이완구 “여당 먼저 반성·사죄…세월호 진상규명 앞장”

새누리 원내대표 인터뷰
새누리당 이완구 신임 원내대표는 11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여당이 선제적으로 통렬한 반성과 사죄하는 마음으로 진정성을 담아 사태를 수습하고 진상을 규명하며 종합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그렇게 하면 국민이 우리를 또 믿어주실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로 국민이 많이 놀라고 정부와 여당에 실망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세월호화가 되지 않으려면 빨리 후반기 원구성을 매듭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당·정·청 관계에 대해선 “당정청은 항상 건강한 긴장관계가 필요하다. 건강한 긴장관계라는 측면에서 견제하고 감시하고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기 위해 쓴소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신임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회 차원의 대책과 후반기 원 구성 협상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국가개조론까지 나오는데.

“한국은 1960∼70년대 숨가쁘게 고도의 압축성장을 거치며 왔다. 세월호뿐 아니라 국가 전체가 비합리·비정상의 적폐가 쌓인 것 같다. 세월호 참사만 단순하게 접근할 것이 아니고 국가 전반에 걸쳐 분야별로 점검해야 한다.”

―현정부 들어 재난안전 관리부서가 새로 만들어졌다. 하부조직을 빼고는 재난안전과 관계없는 사람들이 포진해 있다.

“공무원 채용은 기본적으로 시험에 의한 공개경쟁체제다. 재난구조 등 특별한 전문성을 요하는 건 특별채용제도가 있는데, 그간 역대 정부가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제도적 개선을 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달리는 말에도 채찍을 가해야 한다. 정부가 아무리 일을 잘해도 채찍을 들어야 하는 법이다. 또 국회의 존립 이유는 여당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조합해 보면 당정청은 항상 건강한 긴장관계가 필요하다. 다만 우리는 여당이기 때문에 대통령과 국정운영 및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그런 측면도 감안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정청의 갈등 소지를 줄이고 협력하고 공유하며 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바로 그런 건강한 긴장관계라는 관점에서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기 위해 고언과 쓴소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여권에서 개각의 폭과 시기 등을 놓고 논의가 분분하다.

“지금은 워낙 우리 국민이 세월호 참사로 충격을 받은 상태다. 개각을 포함한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고차원적이고 전방위적으로 큰 틀에서 봐야 한다.”

―6·4 지방선거에서 승부처인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여권의 고전이 예상된다.

“선거에서 비법은 없다. 유권자에게 진정성을 보여줘야 표를 얻는 것이다. 제가 1996년 자민련 돌풍 속에서도 신한국당 소속으로 충청도에서 유일하게 혼자 당선됐다. 진정하게 다가가서 그랬다고 본다. 선거가 25일 정도 남았는데, 너무너무 긴 시간이다. 많은 부침과 여론의 과정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중요하다. 지금 판세를 예단하는 것은 굉장히 경솔한 짓이다.”

―13일 출범할 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은 어떻게.

“선거대책위원회나 비상대책위원회 등 기구 발족의 문제는 당 최고위에서 결정되는 사항을 따르겠다.”

―조속한 후반기 원구성을 강조하는데.

“야당이 주장하는 세월호 특별검사제, 청문회, 국정조사 논의를 하려고 해도 일단 원구성이 되어야 한다. 5월 24일까지 후반기 원구성을 해야 하는데 그 전에 국회의장단, 상임위원장을 정해야 투표를 할 수 있다. 24일까지 구성이 된다면 특검 등 모든 것들은 전방위적으로 논의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다.”

―여당 원내대표로서 향후 1년 역점을 둘 부분은.

“‘국회 세월호’ 문제의 개선이다. 현재 국회가 선진 정치 시스템을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1년 내에 턱도 없겠지만 선진정치 문화를 착근하는 데 일조를 했으면 좋겠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담백한 분이다. 밀고 당기고 이런 사람 아니다. 경상도 기질이 있다. 칼칼하다. 아주 좋았다.”

―자신을 평가하면.

“내가 죽을 고비를 몇 번씩 넘긴 사람이다. 세종시 문제로 충남도지사를 때려치울 정도로 간단치 않은 사람이다. 혈액암까지 걸려 죽다 살아나서 이제 좀 변했다. 큰 그림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색을 좋아한다는데.

“굉장히 고급스러운 색깔이다. 정치적 의미는 양보와 타협, 중용의 측면이 있다. 내가 충청도 사람이기 때문에 중용의 색이라 회색을 좋아한다.”

이천종·박세준 기자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