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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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남북 비난전, 한반도 긴장 장기화

남북이 드레스덴 선언, 4차 핵실험, 소형 무인기 침투 등 현안을 놓고 치열한 ‘막말 공방’을 벌이면서 한반도 긴장 국면이 장기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남북은 지난 2월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이뤄진 고위급 접촉에서 ‘상호 비방중상 중단’에 합의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북한은 2월부터 시작된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놓고 미국을 비판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지난 3월24일 박근혜 대통령의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와 ‘드레스덴 선언’ 직후 남측에 대한 비판을 재개했다.

3월27일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을 통해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비난했고 이후 원색적인 막말에 가까운 언급도 서슴지 않았다.

여기에 4차 핵실험 움직임까지 더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에 정부도 지난달 1일 “시정잡배도 입에 담길 꺼려할 표현” 28일에는 “패륜 그 자체와 같은 행동”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더니 지난 12일에는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북한은 빨리 없어져야 하는 나라”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대변인은 “북한은 나라도 아니다”며 “인권과 자유도 없이 오직 한 사람만을 유지하기 위해 있다”고 밝히는 등 강경발언을 이어갔다.

파문이 커지자 김 대변인은 13일 “북한 정권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라며 “북한이 올해 초에 상호 비방을 중지하자고 했는데 지금도 계속 비방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북한은 13일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김 대변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김 대변인의 악담질은 우리에 대한 체질화된 적대감과 대결야망의 발로로서 절대로 스쳐지날수 없는 엄중한 도발이며 공공연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천명한 것처럼 우리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감히 헐뜯으며, 시비질하는 자들은 그가 누구이든, 어디에 있든 무자비한 징벌을 가하겠다는 것이 변함없는 우리의 입장이며 의지”라고 강조했다.

북한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도 이날 발표한 ‘중대보도’에서 “이처럼 험악한 발언은 일찍이 없었다”며 “흡수통일 야망과 전면적 체제대결행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전했다.

이어 “우리 제도를 없애려는 박근혜 패당을 전민 보복전으로 모조리 죽탕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위는 “김 대변인 발언의 배후에는 군부와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며 “지방선거 참패를 모면하기 위해 전면대결의 불집을 터트리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남북이 북한의 4차 핵실험 움직임과 소형 무인기 등으로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양측이 거친 비난전을 벌임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경색 국면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