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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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본부 "실종자 가족용 조립주택 설치"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이동식 조립주택(사진)이 진도 팽목항에 들어선다. 하지만 정작 여기에 머물게 될 실종자 가족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15일 세월호 침몰사고 수습이 장기화함에 따라 실종자 가족들의 체류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팽목항 선착장 인근 주차장에 이동식 조립주택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조립주택은 가로 6m, 세로 3m의 18㎡ 규모로 2∼3인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설치 비용은 동당 10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내에는 가족들이 곧바로 뉴스를 접할 수 있도록 TV를 제공하고, 에어컨 등의 냉·난방 시설도 설치한다.

대책본부는 늦어도 20일까지는 10개 동을 먼저 설치한 뒤 추후 수요에 따라 가족당 1동씩 늘려 총 18동 정도를 마련할 예정이다.

대책본부 박승기 대변인은 “실종자 가족들이 오랜 기간 머물러 온 데다 최근 일교차가 심해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어 설치를 계획했다”며 “현재 공장에서 제작 중이며, 팽목항에 설치하면 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가족들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아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처음에 체육관 바닥 칸막이 설치 요구에는 들은 척도 않다가 이제 와서 주택을 지어준다니 무슨 꿍꿍이속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도체육관에서 한 달간 머물러 온 한 실종자 가족은 “금시초문이며, 그런 얘기는 (대책본부가) 우리한테 한 적도 없고 해 달라고 한 적도 없다”며 “초반부터 나온 체육관 칸막이 설치 얘기는 질질 끌더니 이제 와서 주택을 짓는다니 기가 찬다”고 비난했다. 이어 “팽목항에 있는 가족들도 체육관 2층에서 사람들이 자꾸 쳐다보는 게 싫어서 그쪽으로 간 것”이라며 “나는 이사 가지 않을 것이고, 체육관에 있는 가족들도 대부분 갈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진도=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