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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유족들 기념식 아예 불참… '반쪽 행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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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기념곡 불허에 반발… 일당 5만원 합창단 동원 논란
文 “5·18과 세월호 뭐가 다른가”, 與 “정쟁유발 무책임 발언” 비판
광주시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34주년 민주화운동 공식 기념식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 무산에 반발해 야당 지도부와 5·18 유족이 불참하면서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올해 기념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정홍원 국무총리와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인 이완구 원내대표 등 신임 지도부가 참석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렸지만 국가보훈처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에 반발한 유족과 5월 단체 회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일부 자리가 텅 비어 있다.
광주=연합뉴스
◆노래 때문에 반쪽 된 기념식

정 총리는 18일 기념식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정부는 뼈아픈 자성의 토대 위에 국가안전시스템을 혁신해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안전한 나라를 이룩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5·18 피해 유족들로 구성된 5·18 민주유공자 유족회 회원들은 올 기념식에 아예 불참했다. 이번 기념식에서는 광주시립합창단을 대신한 주부와 학생들로 구성된 340명 규모의 연합합창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과 ‘5월의 노래’를 합창했다.

하지만 연합합창단에는 ‘일당 5만원에 동원됐다’고 밝힌 일부 단원이 포함된 데다 일부 학생이 노래를 몰라 입만 뻐끔거리는 립싱크 합창을 해 논란을 빚었다.

공식 기념식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은 엇갈렸다. 새누리당 민현주 선대위 대변인은 “민주화의 기초를 닦는 5·18 정신이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등불 역할을 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야당의 불참을 의식한 듯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는 국회의 결의조차 무시한 채 5월 광주의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 제창을 막았고 박 대통령은 이번 기념일에 광주를 찾지 않았다”며 “국민통합시대를 열겠다는 것은 결국 허울뿐”이라고 비판했다.

기념식 후 민주묘역을 찾은 손학규 전 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이미 5·18노래가 되었음에도 공식행사에서 시민들이 제창하는 것을 허용하지 못하겠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개탄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전날 광주시당 주최 기념식에만 참석했다.

◆文 ‘세월호=광주’ 발언 2라운드

이날 별도로 민주묘역을 참배한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은 트위터글에서 “죽지 않아도 될 소중한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몬 점에서 광주의 국가와 세월호의 국가가 본질적으로 얼마나 다를는지”라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론과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문 의원은 또 이시종 충북지사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5·18은 국가 공권력이 무고한 광주시민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라며 “세월호 참사도 국가의 무능, 무책임으로 죽지 않아도 될 많은 귀한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 이후 우리가 제대로 반성했다면, 민주주의와 원칙, 기본을 바로 세웠다면 세월호 참사가 있었겠는가”라며 “아이들을 단 한명도 구하지 못하고 시신조차 다 찾지 못하는 박근혜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을 제대로 심판하는 게 그 시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5일 트윗에서 “세월호는 또 하나의 광주”라고 말한 데서 한발짝 더 나간 것이다.

새누리당은 즉각 반격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야권의 정치지도자임에도 마치 자신은 현 상황과 아무 상관없다는 듯 제3자의 입장에서 국가를 흔들고 정부에 대한 비판세력을 규합하려는 등 지극히 정쟁유발적인 발언을 계속하는 문 의원의 무책임 발언에 실망한다”고 비판했다.

김달중 기자,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