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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천 고려대 객원교수·전 국립외교원장 |
북한은 이제 중대 기로에 서있다. 만약 4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북한의 비핵화는 이룰 수 없는 목표가 돼버리고, 오랫동안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6자회담은 폐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은 인도, 파키스탄과 마찬가지로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되는 것이며, 일본 등 동북아시아 각국의 핵무장론이 더욱 힘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되고, 중국도 더 이상 북한을 두둔하기 어려워질 것이며, 북한 경제의 붕괴로 결국 북한 체제는 핵무기와 함께 붕괴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의 4차 핵실험은 북한 체제를 지탱해주는 것이 아니라, 붕괴로 이끄는 서막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와 평화공존을 추구한다면 한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을 지원할 것이며, 남북 간 교류협력의 증대와 이를 통한 북한의 경제발전만이 북한을 살릴 방안이다.
그동안의 남북관계와 북한의 행태 특히, 김정은 체제의 예측불가능성과 호전성에 비추어 중단기적으로는 낙관적인 남북관계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우리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한반도 상황의 악화 등 모든 사태에 대비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남북 합의에 의한 통일보다는 결국 북한의 급변사태에 신속히 대처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평화통일을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미 동맹 강화를 통한 군사·외교적 협력을 튼튼하게 하면서 중국과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따라서 한·미·중 3국 간의 북한 급변사태를 협의하는 3자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본은 수년 전부터 한·미·일 3자 대화 시 북한 급변사태를 논의하려는 시도로 일본의 역할을 증대하려고 했다. 그러나 급변사태 문제는 일본이 아니라 한·미·중 3국 간에 긴밀히 협의되고 이행돼야 할 문제이다. 한·미·일 3국 협력은 북핵 문제에 한정돼야 하고, 일본의 집단 자위권은 우리 정부가 명시적으로 동의해야만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미국 정부에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순천 고려대 객원교수·전 국립외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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